일본의 3대 대형은행이 지난 4년간에 걸친 엔화 약세 시대의 종언을 선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쓰비시도쿄UFJ은행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 일본 3대 은행은 엔화 가치가 올들어 두 달간 6.7% 상승하자 일제히 올해 연말 엔화가 연초보다 강세로 마감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올해 전망치를 수정했다.

이는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엔화 약세를 유도했던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에게는 일격이 되는 셈이다.

2012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들어선 뒤 구로다 총재의 양적완화를 필두로 한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2012년 평균 79.79엔에서 2013년 97.60엔, 2014년 105.84엔, 2015년 121.02엔으로 폭등하고 엔화가치는 급락했다.

하지만, 올들어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안전자산으로서 엔화의 매력이 급격히 상승했고, 구로다 총재의 급작스러운 양적완화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엔화가치는 6.7% 급등했다.

미즈호은행은 올해 말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 전망치를 작년 9월 달러당 116엔에서, 지난달 달러당 108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이스케 카라카마 미즈호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실질실효환율이 장기평균에서 벗어나면 큰 수정이 일어난다는 교과서에 나온 원칙을 되새길 때"라고 말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도 올해 말 달러화 대비 엔화환율 전망치를 작년 말 123엔에서 지난달 117엔으로 내렸고, 일본 최대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자회사인 BTM은 올해 말 전망치를 달러당 112∼126엔에서 105∼118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지 구레다 미쓰이스미토모 외환트레이딩부문 대표는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는 정책의 한계를 드러내 엔화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면서 "금리정책이 통화가치에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노리 우치다 BTM 글로벌금융시장리서치부문 대표는 "일본은행의 양적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는 게 올해 엔화가치 상승의 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경상수지 흑자와 움츠러드는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이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