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인당 GDP 2만7천달러…일본의 84%까지 추격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의 83.9% 수준을 기록했다. 두 나라의 소득 격차가 10%대로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1인당 GDP가 2012년을 정점으로 3년째 하락한 영향이 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의 지난해 1인당 GDP가 2만7226달러로 1년 전(2만7963달러)보다 2.6%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1일 발표했다. 한국의 1인당 GDP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11.4%)과 2009년(-10.4%) 2년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한 이후 6년 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지난해 1인당 GDP는 3만2342달러로 전년보다 10.5% 줄었다. 2012년만 해도 4만6683달러로 한국(2만4454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지만 2013년 3만8633달러(-17.2%), 2014년 3만6222달러(-6.2%)를 기록했다. 한국의 일본 대비 1인당 GDP 비율은 2012년 52%에서 2013년 67%, 2014년 77%, 2015년 84%로 계속 상승했다. 양국 간 격차가 10%대로 줄어든 것은 1981년 국제통화기금(IMF)이 각국의 1인당 GDP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일본의 1인당 GDP가 줄어든 것은 경제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2012년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엔화 약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2012년 평균 달러당 79.79엔에서 2013년 97.60엔, 2014년 105.84엔, 2015년 121.02엔으로 폭등했다.

IMF 추계를 보면 한국의 1인당 GDP는 내년에 3만달러를 넘어서고 2020년엔 3만6750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일본은 내년에 3만4486달러, 2020년 3만8174달러로 한국보다 늦은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0년께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의 96% 수준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