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나라로 꼽히던 산유국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최대 37% 하락했다. 국제 유가가 전년보다 70% 급락했기 때문이다.

1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주요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산유국 가운데 베네수엘라의 작년 1인당 GDP(4263달러)는 전년 대비 37%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러시아는 34% 줄어든 8447달러, 브라질은 24% 감소한 8802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만달러 아래로 주저앉았다.

쿠웨이트는 4만달러대에서 2만달러대로 30.5% 떨어졌고 이라크(-28%) 오만(-25%) 사우디아라비아(-17%) 등도 전년 대비 감소폭이 컸다. 산유국을 포함해 세계 186개국 중 72%에 해당하는 134개국의 1인당 GDP가 하락했다. 저성장과 달러 강세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2.6%, 중국은 3.7%, 인도는 5% 증가했다.

한편 HSB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외환보유액이 지난 1월 말 기준 6020억달러로 2014년 말 정점보다 약 1500억달러 줄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외환보유액은 3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감소세는 계속돼 2월에는 6000억달러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사우디가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감산을 요구하고 있는 다른 산유국과 협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