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설립자' 윤석금의 재기…정수기.화장품 사업 재도전
코웨이로 국내 정수기 렌털 시장을 개척했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터키에서 정수기 사업을 다시 시작하며 재도약에 나선다.

국내에서 방문판매 경험을 살려 화장품 사업도 확장한다.

웅진그룹은 터키 정수기 렌털시장 진출을 위해 '에버스카이'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화장품 판매법인인 '웅진릴리에뜨'를 신설한다고 29일 밝혔다.

웅진은 먼저 에버스카이를 통해 터키에 한국형 정수기 렌털 모델을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터키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1만달러로 1998년 웅진이 정수기 렌털사업을 시작할 당시의 한국과 소득수준이 비슷하고, 대도시 인구밀도가 높아 고객 관리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웅진은 분석했다.

웅진은 다만, 국내 정수기 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출판사 영업사원이었던 윤 회장은 1980년 웅진출판(현 웅진씽크빅)을 설립한 뒤 방문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1988년 웅진식품, 1989년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2006년 웅진에너지를 세웠고 이후 극동건설과 서울저축은행을 사들이며 웅진그룹을 재계 32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 속에 2012년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알짜 계열사였던 웅진코웨이 등을 매각했다.

가전 렌털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코웨이는 당시 사모펀드 MBK에 매각됐는데 MBK는 코웨이가 계속 성장세를 유지하며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자 최근 다시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코웨이의 몸값이 3조원에 이르는데다 국내 정수기 렌털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점, 윤 회장의 정수기 사업 재진출설이 돌면서 렌털 사업의 핵심인 관리인력 유출 우려가 나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매각에 장애물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웅진그룹은 웅진릴리에뜨를 통해 모바일을 접목한 방문판매 화장품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방문판매가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형태였다면 온라인 방판은 젊은 고객에게 친숙한 모바일과 온라인 환경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온라인(모바일) 투 도어'의 형태다.

웅진릴리에뜨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명함, 가상화페인 릴리머니(가칭) 등을 도입하고 소셜네트워크에서 고객유치 활동을 펼 예정이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설명회도 연다.

윤 회장은 1988년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과 함께 코리아나화장품의 전신인 사랑스화장품을 설립했지만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웅진식품 등 주력 계열사 증자를 위해 개인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현재 유 회장의 아들인 유학수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하지만 윤석금 회장은 이후에도 화장품 사업에 애착을 보이며 2010년 방판 브랜드 '리앤케이'를 론칭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은 정수기와 화장품, 교육·출판 분야에서 독보적인 노하우와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강점인 방문판매 비즈니스를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 개선해 새 시장을 만들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