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사업부문 매각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한 차례 교체된 상황에서 두 번째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도 기한을 넘겼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와 우선협상대상자인 MBK파트너스는 배타적 협상권이 유효했던 지난 26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배타적 협상 기간이 끝나면 두산인프라코어가 MBK파트너스 외 다른 인수 희망자와도 협상할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와 계속 협상할 계획이지만 배타적 협상권 적용 기간을 연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 차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조3000억원 수준을 원하지만, MBK파트너스는 1조~1조1000억원 수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매각을 얼마나 빨리 마무리하느냐보다 제값을 받고 파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며 “헐값에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의 매각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10월 공작기계부문 지분 49%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한 달 만에 지분 전체를 팔겠다고 방향을 바꿨다. 지난해 12월 스탠다드차타드(SC) 계열 사모펀드(PEF)인 SC PE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후에도 잡음은 계속됐다.

최형희 두산인프라코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달 18일 투자자들에게 “매각 장기 지연이나 자금 문제는 없다”고 밝혔지만, 약 2주 뒤인 지난달 29일 두산 측은 자금조달 지연을 이유로 SC PE의 배타적 협상권을 박탈했다. 이 때문에 두산 측이 MBK파트너스와 협상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IB업계 일각에서는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도병욱/정영효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