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으로 중간 이하 크기 과일 선호

사과와 배는 큼지막한 대과가 맛있고 품질도 좋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점점 작은 과일이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등 핵가족화가 가속하면서 과일 소비 트렌드가 바뀐 영향이다.

2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농촌경제동향 겨울호에 실린 '최근 소비자의 과일 구매행태 분석과 시사점(박기환 연구위원·신유선 연구원)에 따르면 집에서 먹는 과일로 중간 이하 크기 과일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국내 보급률이 가장 높은 품종은 사과의 경우 무게 310g·지금 9㎝의 후지, 배는 750g 안팎에 12㎝ 이상인 신고다.

후지와 신고 모두 대과로 분류된다.

그러나 연구원이 작년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농업관측센터 소비자패널 611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가정 소비용으로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사과와 배 크기는 모두 중과(사과 80.4%·배 73.6%)였다.

농촌진흥청의 크기별 과실 구분 기준에 따르면 사과 중과는 무게 151∼250g·지름 6.2∼8.1㎝, 배 중과는 401∼500g·9.1∼10.5㎝다.

과거에는 크기가 작아 상품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취급을 받은 소과 선호도가 사과는 2014년 8.7%에서 2015년 13.9%로, 배는 4.3%에서 5.6%로 각각 뛰었다.

반면 대과 선호도는 사과가 9.4%에서 5.7%로 내려가 소과에 밀렸고, 배는 25.6%에서 20.8%로 하락했다.

다만 사과와 배 모두 제수용(사과 79%·배 81.9%)과 선물용(사과 70.2%·배 73.8%)으로는 아직 대과 선호도가 높다.

많은 소비자가 가정 소비용으로 중간 크기 이하 과일을 선호하는 만큼 과일 소비를 촉진하려면 중·소과 품종 재배 확대가 필요하다고 연구원은 제안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은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과일 소비가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크기가 작아도 품질이 좋은 사과와 배 품종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농진청이 개발한 중·소 크기 사과는 아리수(285g), 피크닉(223g), 황옥(229g), 썸머드림(220g), 루비 에스(90g) 등이다.

루비 에스는 크기가 탁구공보다 조금 큰 정도다.

아리수는 농가 100여곳에서 재배해 올해부터 시중에 유통된다.

피크닉과 황옥 품종은 작년 봄 농가에 묘목 보급을 시작했다.

중간 크기 배 품종인 황금배(450g), 한아름(480g), 스위트스킨(450g), 조이스킨(330g), 스위트코스트(450g), 소원(330g), 솔미(350g) 등도 보급 중이다.

'황금배'는 이미 재배면적이 320㏊로 국내 4대 배 품종에 속한다.

'한아름'은 100㏊ 안팎에서 재배 중이며, '스위트스킨'과 '조이스킨'은 올해부터 농가에 묘목을 공급한다.

이러한 품종은 핵가족화로 늘어난 작은 과일 수요를 맞출 뿐 아니라 껍질째 먹을 수 있어 편리하고, 나들이용·급식용 등 다양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세종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