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3단계 시행 앞두고 하나은행서 시연회

26일부터 계좌이동제 서비스가 3단계로 확대되면서 은행간 주거래 계좌 이동이 한결 간편해질 전망이다.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고령층도 이제는 전국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쉽게 계좌이동 서비스 신청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금융결제원의 페이인포(www.payinfo.or.kr) 사이트를 통해서만 할 수 있었던 인터넷 변경 신청도 옮기고자 하는 은행의 인터넷·모바일 뱅킹 서비스에서 할 수 있게 됐다.

◇ 창구서 신청서 작성하고 옮길 이체정보 선택하면 끝

25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영업부에서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계좌이동제 3단계 서비스의 시연 행사가 열렸다.

시연 행사에서 본 영업점 창구에서의 계좌이동 신청 절차는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시연회에서 영업점 창구 앞에 앉아 본인의 은행 계좌와 연결된 자동이체 정보를 새 계좌로 이동시키는 가상 체험을 했다.

임 위원장이 "보험료와 카드 납부 계좌를 새 계좌로 변경하고 싶어서 왔다"고 하자 영업점 직원은 자동이체정보 조회·변경 신청서를 내밀고 작성을 요청했다.

임 위원장이 개인정보 등이 담긴 신청서 작성을 마치고 신분증과 함께 제출하자 직원이 전산 입력 후 수납정보와 자동이체 정보가 담긴 목록을 건네줬다.

보험료 납부 정보, 카드 납부 정보 등 각종 자동이체 및 자동송금 연계 내역이 담긴 리스트였다.

직원이 "변경신청서를 작성해 주시면 그대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라고 설명하자 임 위원장은 새 인출계좌로 바꾸고 싶은 자동이체 정보를 체크한 뒤 직원에게 되돌려줬다.

출금계좌 변경을 원하는 자동이체내역을 선택하여 출금계좌 변경을 신청하는 절차다.

직원이 잠시 뒤 "신청하신 대로 처리가 됐습니다.

확인 부탁합니다"라고 말했고, 임 위원장이 확인 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자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다.

가상의 시연회여서 실제 처리시간과는 다를 수 있겠지만 절차가 간단해 창구에서 통장이나 카드를 새로 개설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교해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았다.

다만 유의할 사항은 A·B은행 계좌에 있는 이체정보를 C은행으로 옮기고자 할 땐 C은행 창구에 가서 계좌이동 신청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C은행 계좌가 없더라도 C은행을 방문해 새로 계좌를 개설하면서 계좌이동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에 거래하던 은행 서비스에 불만이 많아 주거래 계좌를 바꾸고 싶어도 자동이체 정보를 일일이 변경해야 하는 게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이제는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모르더라도 영업점을 방문하면 몇 분 안에 주거래 계좌를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 모바일은 옮길 은행 계좌 없어도 주거래계좌 이동 가능

모바일에서 이뤄진 계좌이동 시연도 창구에서 신청했을 때와 크게 다를 바 없이 간편했다.

최근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서도 모바일로 비대면 신규계좌 개설이 일부 은행에서 가능해지면서 계좌이동제가 갖는 영향력은 훨씬 강력해졌다.

스마트폰으로 새로 거래하고픈 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을 내려받아 신규계좌 개설을 한 뒤 곧바로 자동이체정보 변경신청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 모바일 계좌이동신청 시연은 하나은행 홍보모델인 배우 하지원씨가 맡았다.

하씨는 비대면 계좌개설 절차를 거쳐 먼저 신규 계좌를 개설한 뒤 다시 은행 모바일뱅킹앱에 로그인해 메뉴에서 계좌이동 신청란을 눌렀다.

개인정보처리 동의 여부 선택 절차가 끝나고 자동이체조회 안내 확인 화면이 나온 뒤 바꾸고 싶은 자동이체 정보를 체크할 수 있는 화면이 나왔다.

하씨가 출금계좌를 선택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변경신청 내용을 확인하는 화면이 출력됐고, 확인을 누르면서 변경 절차는 간단하게 끝났다.

새 주거래 은행으로 바꾸고자 하는 은행에 계좌가 없더라도 영업점 한 번 방문하지 않고 원하는 은행에 주거래 통장을 스마트폰으로 만든 것이다.

모바일뱅킹 외에 인터넷뱅킹에서도 이체정보 변경이 가능하다.

임 위원장은 이날 시연회에서 "금융결제원과 은행이 공동 개발한 페이인포 시스템은 계좌이동서비스가 가장 발달했다고 알려진 영국과 비교해 봐도 더 빠르고 더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그야말로 국제경쟁력을 갖춘 세계 최초의 금융인프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국내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혁명' 등 글로벌 트렌드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지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이는 금융시장에 경쟁과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 금융산업에 고착화된 '판'을 흔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