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기판 조작, 6년간 10억여원 부당이득 주유소 적발"
석유관리원에 적발된 주유소 관계자가 2만 2000원 주유 완료 후 3만원 프리세팅을 하고 있다.

"석유관리원, 주유기 금액 설정 조작 20~30% 적게 주유한 업소 적발"



주유 시 운전자의 시선을 피해 구매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설정해 판매하는 수법으로 6년여간 정량미달 판매를 해 온 주유소가 적발됐다. 이에 따라 주유 시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석유관리원(이사장 김동원)은 양평경찰서(총경 전진선)와 함께 주유 시 주유기 계기판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는 운전자들의 습관을 악용, 주유기 금액설정 조작으로 1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양평군 소재 H주유소를 적발했다.



석유관리원은 정량미달판매 의심신고가 잦았지만 정량점검 결과 정상인 이 주유소에 대해 비노출정량검사차량을 이용한 지속적인 암행검사를 실시한 끝에 특정 운전자를 대상으로 구매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설정, 주유하는 방식으로 20~30%까지 적게 주유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주유기 내부에 불법 장치를 부착하거나 프로그램을 조작해 정량보다 적게 주유되도록 하던 방식과는 달리 어떠한 증거도 남지 않아 쉽게 적발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했다.



석유관리원은 경찰과 공조,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운전자를 속여 주유기를 조작하는 상습적 불법행위 증거를 다수 확보하고 행당 주유소를 단속했다.



조사 결과, 행당 주유소는 외부 고용인 없이 일가족이 함께 주유소를 운영해 왔다. 특히 철저히 업무를 분담, 형제 중 A는 차량이 들어오면 운전자가 주유기를 잘 보지 못하도록 앞쪽으로 유도해 정차하도록 한 후 몸으로 가린 채 운전자가 주문한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입력, 주유하고, 또 다른 B는 주유기 뒤편에 서 있다가 주유가 완료되면 A가 결제를 위해 운전자의 시선을 끄는 순간 구매 금액으로 재설정함으로써 운전자가 주유기의 계기판을 통해 주유 금액을 최종 확인할 것에 대비했다.



또한, 가득 주유할 경우 주유 종료 후 A가 카드를 건네받는 동안 B가 주유 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설정, 주유기 계기판에 표기되도록 하면 A는 계기판을 확인하고 해당 금액을 결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형제의 어머니는 정상적인 수입과 부당이익금을 구분해 기록하면서 매출관리를 총괄했다.



이들은 주유 시 주유기 계기판을 잘 확인하지 않을 것 같은 여성이나 노인을 주로 대상으로 , 3~4만원 구매 시 7~8천원 적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약 6년간 13만여 명을 대상으로 10억6000여 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종운 석유관리원 수도권남부본부장은 "정상적 주유 완료 시 계기판에는 주유금액과 주유량이 모두 표기되는 반면, 주유금액을 설정한 단계에서는 금액만 표기된다"며 "이번에 적발된 신종수법은 증거가 남지 않아 일반적인 정량점검을 통한 단속이 어려운 만큼 주유 시작부터 종료시점까지 주유기 계기판을 꼼꼼히 확인하고, 결제금액도 맞춰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현 한경닷컴 QOMPASS뉴스 기자 shlee4308@asiae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