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이란 등 틈새 신흥국 진출 확대해야"
"장기적으론 신규 유망 산업으로 주력산업 전환 필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1일 내놓은 '2016년 세계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세계교역 부진과 유럽 및 일본 통화의 약세로 가격경쟁이 심화돼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보다 0.4~0.5%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중국의 성장둔화와 성장전략 변화, 중간재 내수화로 대중 수출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 러시아, 브라질 등 원자재 수출국으로의 수출 부진도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액은 5천269억 달러로 전년 대비 8.0% 줄었다.

연구소의 전망대로라면 올해 수출액은 5천58억~5천5억 달러 수준이 된다.

이같은 전망은 올해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정부 전망과 배치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수출이 2.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정부와 달리 올해 수출이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인 LG경제연구원도 0.7%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출액은 367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8.5% 줄어 1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달 들어서도 10일까지 수출액은 87억5천2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1%나 감소해 올해 연간 수출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

수은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정부 전망치(3.1%)와 비슷한 3%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소는 또 올해 전 세계 교역량이 지난해보다 4%가량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는 작년 교역량 증가율(2.8%)보다는 높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7~9%)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연구소는 "전 세계 분업 구조가 성숙해지고 소비 구조가 서비스 중심으로 바뀌면서 세계경제 성장률 대비 세계교역량 비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라며 "선진국의 국내 수요 증가로 개발도상국 수출은 다소 개선되겠지만, 중국의 소재 부품 분야 자급률이 올라가고 있어 세계 교역량 증가율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로는 3% 초중반을 예상했다.

김윤지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유로존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세는 완만하겠지만 신흥개도국의 경기둔화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과 개도국의 경제 불안이 확대될 수 있고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과 원자재 가격의 하락세도 지속될 수 있는 점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5% 성장한 미국은 올해 2% 중반대, 1.5% 성장한 유로존은 1% 후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해 25년 만에 7% 성장률 달성에 실패한 중국은 올해 6% 초중반대 성장하고, 일본은 작년(0.6%)보다 높은 1.0% 성장을 예상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단기적인 수출전략으로 인도와 이란처럼 회복세를 보이는 틈새 신흥국으로의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인도는 지속적인 구조개혁 추진을 통해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고 이란은 경제제재 해제로 소비와 투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경기의 회복세에 맞춰 자동차나 일반기계와 같은 주력 산업의 수출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인구 고령화와 기후 변화 추세에 대응해 제약, 항공, 식품, 2차전지, 화장품 등 신규 유망 산업으로 주력 산업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개도국의 추격으로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고 전 세계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산업 구조를 재편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