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중국 위안화 가치 절하 등 글로벌 통화전쟁이 가속화되면서 세계적으로 환율 정책 공조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달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30여년 전 ‘플라자 합의’ 수준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26~27일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저(低)유가와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제 불안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게리 라이스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도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G20 회의에서는 시장 변동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노아 쿠레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도 8일 프랑스 라디오에서 “신흥국 경제가 둔화하면 신흥국 통화의 추가 절하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며 “G20 회의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주요 국가와 국제기구들이 통화 정책을 공조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세계 주요 증시는 약세장 구간에 진입했고 중국, 일본 등은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유수의 금융업체는 이번 G20 회의에서 ‘신(新)플라자 합의’까지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지난 1월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 급락을 허용하면 달러 가치는 치솟아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세계 중앙은행이 함께 외환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도 “지금 세계 경제가 직면한 위협이 1985년(플라자 합의 시기)과 비슷하다”며 “전 세계 통화당국이 플라자 합의와 같은 협력으로 세계 경제를 부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자산전략 보고서를 통해 “올해 말까지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5위안까지 하락하고 신흥국 통화가치 절하, 대규모의 기업 채무 불이행까지 이어지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0.5~1.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플라자 합의와 같은 수준까지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플라자 수준까지 합의될지는 미지수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