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인 칼 아이칸(80)이 지난해 4분기에 시가 7억 달러(8천606억5천만 원) 상당의 애플 주식 700만 주를 매도했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간 애플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해 온 아이칸의 주식 매각에 대해 포브스는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목적도 있지만, 애플에 내놓은 전망의 실패를 아이칸이 자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아이칸은 2014년 중반 애플 주식을 대거 사들인 이래 처음으로 주식을 팔았다.

아이칸이 보유한 전체 애플 주식은 13%가 줄어 4천570만 주가 됐다.

포브스는 투자회사인 아이칸 엔터프라이즈의 주가가 지난해에만 45%가 폭락한 바람에 아이칸이 현금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면 애플에 대한 전망이 잘못됐다는 걸 시인하고 아이칸이 주식을 매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칸은 주당 240달러(29만5천 원)가 애플의 적정 주가이고, 애플의 시가 총액이 1조 달러(1천229조 원)는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런 전망에 대해 월가의 전문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실제 아이폰 판매가 둔화하면서 지난해 5월 주당 132달러에서 거래되던 애플의 주가는 18일 오후 현재 96.82달러로 떨어졌다.

애플은 지난 2일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에 전 세계 시가 총액 1위라는 타이틀을 내줬다가 하루 만에 되찾기도 했다.

아이칸의 자산은 올해 현재 177억 달러(21조7천600억 원)에 달한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