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강세에 울고 웃는 '커피 강국' 베트남·브라질
미국의 달러 강세로 커피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과 브라질의 희비(喜悲)가 엇갈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고정환율제(달러화 페그제)를 사용하는 베트남에선 커피 가격이 떨어진 반면 변동환율제인 브라질은 달러화 강세로 수출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베트남 닥락지역에서 커피농사를 짓는 쿠아므로 씨는 요즘 수확한 커피를 내다 팔지 않고 침실에까지 쌓아놓고 있다. 그는 “커피 가격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떨어져 지금은 아무도 커피 원두를 팔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스턴트커피 등에 쓰이는 ‘로부스타’ 품종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달러표시 가격 기준 29% 이상 떨어졌다. 미국 달러와 연동하는 고정환율제에 따라 달러 강세로 커피의 동화표시 가격도 그만큼 하락했다. 베트남 화폐 ‘동’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당 4만동을 받을 수 있던 로부스타 가격은 3만4000동으로 떨어졌다.

브라질의 사정은 정반대다. 이곳에선 농부들이 커피 재배 면적을 확대하고 있다. WSJ는 “달러 강세로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떨어져 브라질 원두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쌓인 재고 물량까지 줄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최근 1년 새 달러보다 30% 이상 떨어졌다.

브라질 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의 로부스타 수출 물량은 21% 증가했다. 반면 베트남의 수출량은 20% 감소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