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영화 '베테랑'에서 유아인이 연기하는 조태오 같은 CEO는 현실에선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최근 전국을 돌며 기업인·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제강연을 하는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이 스크린 또는 TV에 비친 기업인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아 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회장은 17일 충남 당진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당진경제포럼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최근 영화나 TV 드라마를 보면 기업인의 모습이 한결같다.

회장님은 인자한 얼굴 뒤에 추악한 내면을 숨긴 인물, 사모님은 고상한 외모지만 속물인 여성, 아들은 무법지대를 사는 방탕아로 그려진다"면서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전제했다.

이 부회장은 "K-기업 열전은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피부암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부도난 회사를 살리겠다며 죽기 살기의 각오로 회사를 정상화시킨 대기업 회장이 있는가 하면 개도국에 '착한 기술'을 전수하고자 외국으로 날아간 CEO 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CEO 가족 묘사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특히 미래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이 현실 속 기업과 기업인을 근거 없는 불만과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이어 젊은이들의 창업 열기도 전했다.

그는 "미생(未生)으로 사느니 내 아이디어로 창업하겠다는 청춘이 늘고 있다"면서 "30대 미만이 대표인 신설법인 수는 2011년만 해도 2천547개였지만 지난해엔 3천500여 개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기업이 선호하는 '뇌섹남녀'도 공개했다.

각 기업 인사팀장들에게 기업이 좋아하는 신입직원 뇌 구조를 물어본 결과 도전정신, 주인정신, 전문성, 창의성, 열정, 팀워크를 가장 중시하더라는 것이다.

그는 '상상력 그 너머까지 꿈꿔라'(이웅열 코오롱 회장), '매일 KISS(Keep it simple & speedy) 하세요'(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천재가 되는 것보다 겸손해야 한다'(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의 기업인 어록도 소개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서경대, 국민대, 성균관대, 고려대, 중앙대, 세종대 등을 돌며 강연했고 광주상의에 이어 당진상의를 찾았다.

대학교 6곳, 기업·공공기관 8곳에서 강연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