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젊은 층 고객이 이탈하는 반면에 중장년 고객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직접구매)와 온라인 쇼핑 등으로 이동하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백화점업계는 떠나는 젊은 층 고객을 붙잡고, 늘어나는 중장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 젊은 고객 비중 감소세 이어져
17일 주요 백화점에 따르면 30대 이하 고객 매출 비중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30대 이하 고객 비중은 2013년 40.2%에서 지난해 39.2%로 줄었다.

반면에 50대 이상 고객은 31.5%에서 32.1%로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봐도 20대 이하와 30대 고객 매출 비중이 나란히 감소했고, 40대·50대·60대 이상은 비중이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30대 이하 비중은 2013년 40.2%에서 지난해 37.3%로 줄었다.

마찬가지로 50대 이상은 32.3%에서 34.4%로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같은 기간 30대 이하 매출 비중이 31.8%에서 31.6%로 줄었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는 것은 젊은 고객들이 백화점을 떠나 온라인쇼핑, 해외직구, 아웃렛 등으로 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해외 직구에서 30대 이하 젊은 층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대 이하(28%), 30대(50%) 등 80%에 육박한다.

모바일 쇼핑에서는 20대 이하(15%), 30대(66%) 등 30대 이하 세대의 매출 비중이 80%가 넘는다.

30대 이하 소비자의 백화점 매출 비중 감소는 최근 젊은 세대의 경제력 약화와도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준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20∼30대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 저하 및 합리적 소비 트렌드 부각에 따라 백화점에서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맞춤형 매장·이벤트로 각 세대 공략
백화점 업계는 젊은 층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해 유명 맛집 유치 등 식품관 확대와 차별화된 편집 매장 구성, 엔터테인먼트 요소 도입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중장년층 고객을 잡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가로수길 등 10∼2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거리의 패션 브랜드들을 대거 영입했다.

작년에는 잠실점 8층을 젊은 층 고객 특화 매장인 '영유니크관'으로 새단장했다.

지난해 7월에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아이돌그룹이 공연하는 '러블리 영 콘서트'도 개최했다.

시니어 고객을 겨냥해서는 문화센터에서 '스마트폰 200% 활용하기',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주명리학' 등 맞춤형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노년층 고객들을 위해 모자, 지팡이, 머플러 등을 판매하는 잡화 편집매장인 '모디움'도 있다.

이와 함께 손주들을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는 이른바 '피딩(Feeding)족'을 위한 이벤트도 마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대 젊은 층 고객 확보 차원에서 영패션 전문관 '유플렉스'를 선보였다.

'유플렉스'는 지난해 문을 연 판교점까지 총 6개점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유플렉스'의 매출은 6.3% 증가했다.

이와 함께 매그놀리아, 조앤더주스 등 수입 디저트 매장을 입점시켜 20∼30대 고객을 모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주요 구매층인 30∼40대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해 남성 원스톱 쇼핑공간인 남성전문관을 만들고, 컨템포러리 패션전문관 '4N5'도 운영하고 있다.

부산 센텀시티 옥상공원에는 공룡테마파크 '주라지'를 열고 30대 '유모차부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7' 개봉에 맞춰 직접 만든 스타워즈 상품을 선보이고 스타워즈 피규어·레고도 전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