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참치 선망선 ‘한아라호’ 출항 >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가운데)이 16일 출항식을 마친 한아라호를 배경으로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왼쪽), 김민호 한아라호 선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원그룹 제공
< 새 참치 선망선 ‘한아라호’ 출항 >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가운데)이 16일 출항식을 마친 한아라호를 배경으로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왼쪽), 김민호 한아라호 선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원그룹 제공
원양어업은 한국의 근대화를 이끈 산업 중 하나다. 1971년에는 수출의 5% 이상을 담당했다. 당시 한국은 일본 미국과 함께 ‘세계 3대 원양강국’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인도네시아 페루 등에 밀리며 15위로 추락했다. 800대가 넘던 원양어선 수는 30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어획량(2013년 기준)도 1606t으로, 1위 중국(1만6558t)의 10%를 밑돈다. ‘한국 원양어업 신화’의 주역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81)이 ‘제2의 원양어업 신화’를 이루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20개월 새 선망선 4척 출항

동원산업, 20개월새 참치선 4척 출항…김재철 "첨단 선박으로 원양어업 신화 다시 쓸 것"
동원산업은 16일 부산 다대항에서 김재철 회장과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 참치 선망선 ‘한아라’호의 명명식과 출항식을 했다. 한아라는 ‘큰 바다’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김 회장은 한아라호 출항식에 참석하고, 선체에 자필로 배 이름을 새겼다. 한아라호는 특수 급랭설비를 탑재하고 있어 캔 참치 외에 횟감용 참치도 생산할 수 있는 현대식 배로, 어획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한아라호를 포함해 동원산업은 최근 20개월 동안 세계로호, 미래로호, 테라카호 등 선망선 4척을 잇달아 출항시켰다. 투자금액은 1000억원을 웃돈다. 원양어업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 선단 현대화에 나선 것이다. 이 사장은 “지난 세기 두 차례의 오일쇼크 때도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과감한 투자로 한국 원양어업의 재도약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원양어업의 삼성전자 되겠다”

동원산업의 이 같은 투자 결정은 경쟁력 저하의 주원인을 장비 노후화로 본 김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정동 동원그룹 상무는 “한국 원양업계의 맨파워나 기술력은 세계 최정상급이지만, 장비가 받쳐주지 못해 퇴보하고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진단”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날 한아라호 출항식에서 “과감한 투자로 원양어업의 재도약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기술력으로 글로벌 기업이 됐듯이, 기술력이 앞선 한국의 원양어업도 적극적인 투자가 있다면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로 수산물 수출도 크게 늘어날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사장은 “현대화된 선망선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며 “참치 조업 활성화로 올 수출액을 200억원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남빙양 등지에서 가다랑어, 황다랑어, 눈다랑어, 남방참다랑어 등을 어획 중인 동원산업은 한아라호 출항으로 선망선 18척, 연승선 16척, 트롤선 1척, 운반선 5척 등 선단 40척을 갖추게 됐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