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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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는 경제원리로 볼 때 비정상입니다. 해답은 구조개혁뿐입니다.”

한국경제학회의 차기 회장인 조장옥 서강대 교수(사진)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양책에만 기대선 1%대 잠재성장률을 피할 수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일본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시장 혼란을 초래한다”며 반면교사로 삼을 것을 주장했다. 조 교수는 17~18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201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1년간의 경제학회장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시장경제가 어떻게 활력을 찾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졌다”며 이번 학술대회의 화두를 소개했다. 각국이 돈을 풀어 대응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구조적인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는 심리인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소비와 투자를 늘리기 어렵다”며 “이럴 때는 부양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현재 연 1.5%)에 대해 조 교수는 “섣불리 내리기보다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이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떨어뜨리는 ‘환율전쟁’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일본 아베노믹스가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데 집중했지만 효과는 불확실했다”며 “환율로 이득을 보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과 수출의 상관관계가 약해진 데다 과도한 환율 개입은 글로벌 자본의 공격 여지를 준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청년 실업에 대해서도 “경기 변동 탓으로 돌리면 큰 잘못”이라며 “2%대 중반으로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우선 고용비중이 높은 서비스업부터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퇴 세대가 외식업 등에 몰리면서 공급 과잉이 심해진 데다 금융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경쟁력이 정체돼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수출 부진을 겪고 있는 제조업 또한 장기적으로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고 봤다. 그는 “미국 경제가 그나마 살아난 것은 시장에 구조조정을 맡겼기 때문”이라며 “정치인들이 선거만 생각하고 시장에 개입했다면 경쟁력을 높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조개혁 없이는 잠재성장률이 조만간 1%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고통스럽더라도 그 길(구조개혁)밖에 없다고 정치인들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할을 묻자 “너무 많은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경제원리에 맞지 않는 개혁은 실패뿐이라고도 했다.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협의회는 정부가 앞서지 말고 노사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