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오토쇼 관람객 반응…"합리적 가격·워런티"→"신뢰감·디자인·성능"
미국 시장에 첫선 보인 현대 제네시스 G9, BMW·벤츠·재규어에 비교하기도

현대·기아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평가가 변화하고 있다.

2016 '시카고 오토쇼'를 찾은 미국 소비자들은 현대·기아차에 대해 "신뢰할 수 있고, 디자인과 성능이 뛰어난, 고급 차"라는 평을 내놓았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가 합리적 가격과 긴 무상 보증기간, 높은 연비를 우선적으로 꼽던 것과 사뭇 다른 반응이다.

시카고 맥코믹플레이스에서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 시카고 오토쇼에는 전세계 44개 자동차업체가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부터 실용적 픽업트럭까지, 미래형 콘셉트카부터 희귀 '슈퍼카'까지 약 1천 대의 자동차를 전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1천800㎡와 1천950㎡ 규모의 부스를 꾸미고 소비자들을 맞았다.

액센트·아제라·에쿠스·엘란트라·제네시스·싼타페·소나타·투싼·벨로스터 등이 전시된 현대차 부스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북적였고, 특히 지난달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첫 공개된 제네시스 G90가 특별한 관심을 모았다.

제네시스 G90에 타 본 마엘 도프(39)는 "나는 BMW X5를, 아내는 BMW 750Li를 타는데, 한 대를 제네시스 G90로 바꿀 뜻이 있다"며 "실내 공간이 더 넓고 편안하다.

또 고속주행시 안정감 등 최고급 세단에 필요한 첨단 하이테크놀러지와 다양한 옵션을 모두 갖췄다.

이 정도 고급차를 이 가격대에 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 티카는 "BMW·벤츠와 비교해 손색이 없는 것 같다.

피처(feature)가 많고, 외장도 세련됐다.

자동차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편인데, 이 차는 참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아피트 캄달(21·기계공학 전공)은 "현대가 V8 5리터 엔진을 탑재한, 이처럼 럭셔리하고 파워풀한 차를 내놓을 줄 몰랐다"며 "현대차는 지금까지 '가격 대비 성능 좋은 차'로 알려져 있었으나, 대중적인 차종 쏘나타도 터보엔진을 장착하고 더욱 스포티해지는 등 점차 고급 차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했다.

190cm 장신 존 스펜크라(54)와 그의 아내 아일린은 "현대 투싼을 갖고 있다.

10년 전에 사서 약 25만 마일(약 40만 km)을 탔고, 이제는 아들이 몰고 다닌다"면서 현대차의 최대 장점으로 '넉넉한 레그룸(다리 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 '고장없이 오래 탄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은 G90에 비교할만한 브랜드로 '재규어'를 꼽았다.

기아차는 시카고 오토쇼를 통해 첫선을 보인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를 비롯 카덴자·포르테·K900·옵티마·리오·세도나·소렌토·쏘울·스포티지 등을 전시했다.

소렌토가 마음에 든다는 해리 헤스(64)와 아내 레슬리는 기아차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자동차 브랜드이고, 합리적인 가격 대비 높은 가치, 세련된 디자인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대·기아차를 타면서 불평하는 사람을 못봤다"며 기아차의 비교 대상 브랜드로 도요타와 닛산을 들었다.

기아차의 대형 SUV 콘셉트카 '텔루라이드'를 유심히 살피던 로렌스 토머스(26)는 "강인해보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무척 마음에 든다"며 "기아차는 '싼 차' 이미지가 강했지만, 단기간에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현대 엘란트라 2012년식을 타고 있는데 무척 만족한다"면서 "다음번엔 기아차를 타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108회를 맞은 시카고 오토쇼는 미국 최대 규모의 '소비자 친화형' 자동차 전시회로,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다.

올해도 지프와 크라이슬러, 포드, 도요타, 스바루 등은 소비자 탑승 체험 트랙과 시뮬레이터 등을 설치했고, 전시관 한쪽에는 기본형 권장 소비자 가격이 262만4천726달러(약 32억 원)인 부가티 베이론 등 슈퍼카를 모아놓은 별도 공간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2016 시카고 오토쇼는 오는 21일까지 계속된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