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금·대출금리 속속 인하…소비진작 이어질지는 미지수

일본에서 사상 최초의 마이너스 금리 제도가 16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도입한 마이너스금리 제도는 시중은행으로부터 예치한 금액에 일정의 수수료(연리 0.1%)를 부과하는 것이다.

은행 보유 자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대신 대출 등으로 시중에 공급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이미 은행들은 지난달 마이너스 금리 도입 방침이 발표된 이후 예금 금리와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 왔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 발표 이후 주가가 폭락하고 엔화가치가 반등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어 일본은행이 의도한 경기 자극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업계에 따르면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은행은 이날부터 10년만기 주택론(고정금리) 최대 우대금리를 종전보다 0.15% 포인트 낮춘 연 0.90%로 정했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미즈호은행은 기업대출 최대 우대금리를 지난 10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00%로 낮췄다.

이런 움직임은 다른 시중은행에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일단 금융권은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취지에 맞춰 기업이나 가계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의 각종 금리를 낮추는 모양새다.

그러나 대출금리 인하는 은행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만큼 기업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대출보다는 주식·채권 등 다른 먹거리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마이너스 금리가 일본은행이 의도한 소비진작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비 위축이라는 역풍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출 금리 인하에 앞서 예금금리를 인하한 은행이 속출하면서 가계의 입장에서는 이자 수익이 사실상 제로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실질임금 감소로 가계의 구매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예금을 해도 이자가 없는 상황은 소비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전날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 0.4%였고, 내수를 지탱하는 개인소비는 0.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