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최태원 SK 회장(앞줄 가운데)이 입주기업 임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작년 8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최태원 SK 회장(앞줄 가운데)이 입주기업 임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SK그룹은 충청권에서 운영되고 있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SK가 지원하는 두 혁신센터는 벤처기업 창업 지원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농업 육성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혁신센터 업무를 직접 챙기면서 다른 여느 그룹보다 실질적으로 혁신센터를 지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는 혁신센터 활성화를 위해 올 들어 그룹 차원의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먼저 2014년 10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그룹 내 ‘창조경제혁신센터추진단’을 확대 개편했다. 종전 1실3팀 체제에서 추진단 아래에 ‘창조경제혁신사업단’을 신설한 뒤 전무급 조직으로 위상을 격상했다. 근무인원도 작년 25명에서 올해 41명으로 늘렸다.

SK는 △혁신센터 입주기업에 대한 투자자 다양화 △특허개방 확대 △해외시장 진출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SK는 미국의 유력 투자회사가 참여하는 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해당 투자회사와 막바지 협상을 펼치고 있다. 해당 펀드는 SK가 지원하는 혁신센터의 도움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벤처기업의 현지 정착 및 초기 사업화에 필요한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벤처기업에 개방할 특허도 지난해 4300여건에서 올해 5600건으로 30% 확대한다. 정보통신 에너지·화학, 반도체 외에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과 시스템 통합 관련 특허도 개방할 계획이다.

혁신센터에서 키우는 기업의 진출 지역을 미국 중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등으로 다변화했다. SK는 사우디 최대 통신사인 사우디텔레콤(STC)과 함께 중동에서 사업을 할 지원 대상 벤처기업 두 곳을 지난달 선발했다.

STC는 이번에 선발된 업체에 현지 사무실 등을 지원하고 조기 정착을 도울 계획이다. 아울러 이들에게 중동의 정보통신 시장 동향을 서비스하고 유통망 등을 제공하는 식의 지원을 할 방침이다.

SK는 중국의 국영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과 손잡고 벤처기업의 중국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 작년 11월 중국 현지에서 한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열었고, 일부 업체는 중국 투자자와 긍정적인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SK의 혁신센터 지원은 최태원 회장이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사면 직후 방문한 두 혁신센터에서 최 회장은 입주 벤처기업 사무실을 찾아 직원들과 인사한 뒤 각 업체가 보유한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일부 업체의 시연 장면을 지켜본 최 회장은 해당 기업 직원들에게 “다음 목표가 무엇인가” “사업 모델 특징이 뭔가” “기술은 좋은데 사업모델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등과 같은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최 회장은 바이오와 신약 관련 산업을 육성 중인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도 벤치마킹 차원에서 방문했다. 이 혁신센터는 SK가 아니라 LG그룹이 지원하는 곳이다. 최 회장은 “전국 각지에서 운영 중인 혁신센터의 장점을 벤치마킹해 서로 시너지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