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해 7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벤처기업 운영과 창업지원 성과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해 7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벤처기업 운영과 창업지원 성과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은 대구 경북 두 곳에 창조경제센터를 세우고 창조경제 확산을 위해 뛰고 있다. 2014년 9월 확대 출범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선 젊은이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같은해 12월 출범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역내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심점으로 자리 잡았다. 이를 통해 지역 인재들의 창업을 유도하고 중소기업을 키워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해가겠다는 복안이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업자와 창업한 지 1년이 안 된 벤처기업의 요람이 됐다. 대구센터가 6개월마다 공모하는 ‘C랩(Creative Lab)’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C랩은 창의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를 발굴, 6개월간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해외 진출까지 이룰 수 있도록 창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공모에서 선발되면 센터 안의 C랩 공간에 입주해 소프트웨어 개발과 테스트, 시제품 제작 등을 할 수 있고 삼성 직원들에게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 C랩 1기 공모에는 3700여개 팀이 지원해 200 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다.

최종 선발된 17개 팀은 초기 지원금 2000만원을 포함, 전문가 심사와 평가를 거쳐 사업화까지 팀당 최대 5억원을 지원받았다. 현재 3기가 입주 중이며 그동안 79개사가 지원을 받았다. 1기 출신으로 텍스타일 디자인 CAD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주)월넛의 이경동 대표는 “C랩을 통해 사업에 대한 정의를 새로 세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4년 3000만원이던 매출이 2015년 12억원으로 약 40배 성장했다.

삼성벤처투자도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해 우수 벤처에 투자한다. 삼성은 2014년 9월부터 현재까지 청년창업지원펀드와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51개 벤처·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창업 및 초기 운영자금 108억여원을 투자했다. 2019년까지 청년창업지원펀드 100억원, 삼성벤처투자 투자금 100억원 등 총 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은 대구 시내 옛 제일모직 부지 약 9만㎡에 1100억원을 투자해 ‘대구-삼성 창조경제단지’를 짓고 있으며 올 11월 완공한다.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은 “출범 당시 목표로 했던 벤처 생태계 육성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창조경제 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삼성의 제조 역량을 활용해 노후화한 중소기업 제조 현장을 혁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핵심 사업은 공장의 스마트화다. 2015년 120개사 등 2017년까지 400개사의 스마트공장화를 지원한다. 업체의 수준 및 규모, 분야에 따라 제조에 가장 기본이 되는 제조 현장 혁신활동부터 초정밀가공·공정 시뮬레이션·자동화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제조기술 확보와 생산관리시스템(MES)·전사적 자원관리(ERP) 등 공장 운영시스템 구축까지 단계적으로 돕고 있다. 삼성은 더 나아가 산업통상자원부와 손잡고 300억원의 자금을 조성, 2017년까지 전국 10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을 보급하기로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