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지난해 7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지난해 7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롯데가 작년 3월 세운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부산혁신센터)는 수출 확대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올해 연두표어도 ‘스타 기업을 발굴해 해외 진출을 지원하자’는 뜻의 ‘catch the star! catch the global!’로 정했다.

부산혁신센터는 출범 첫해인 지난해엔 중소기업의 판로 지원망 구축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이미 작년 12월 부산 지역 우수 식품업체 8곳과 중국 상하이를 찾아 중국 롯데마트 등과 연간 1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다음달 첫 수출을 하고 부산 지역의 식품업체가 생산한 상품을 중국에 수출하는 일을 계속 지원한다. 최근 중국의 유기농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당근 주스 같은 유기농 과즙음료와 저염 조미김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부산혁신센터는 중소기업의 동남아시아 진출도 도울 계획이다. 중소기업진흥청, 롯데백화점과 함께 20여곳의 중소기업을 선정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조사를 떠난다. 상반기 중 롯데백화점의 동남아 상품기획자(MD)를 초청해 해외 사업설명회와 상품박람회도 열 계획이다.

부산혁신센터는 유통 외에 영화 및 영상분야의 해외 교류도 강화한다. 지난해 영화·영상분야의 협력을 약속한 뉴질랜드 오클랜드와 손을 잡는다. 우선 오클랜드공과대학과 부산 지역 대학들의 연계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방침이다.

부산혁신센터의 성공 모델이 해외로 전파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작년 7월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에게 부산혁신센터 모델을 소개했다. 이어 부산혁신센터 실무진이 온두라스를 방문해 부산혁신센터 모델을 도입하는 데 도움을 줬다.

부산혁신센터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 주력한다. 먼저 지난달 11일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인 ‘아이디어 팩토리’를 선보였다. 개인이나 단체가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그 프로젝트에 경제적으로 동참하려는 지원자를 모집한 뒤 이후 발생하는 이익을 참여자끼리 공유하는 모델이다. 부산혁신센터는 아이디어 팩토리를 활용해 신발 디자인 공모를 한 뒤 다음달 중 새로운 디자인의 신발을 생산할 계획이다.

부산혁신센터는 그동안 부산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창업 및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롯데의 핵심 사업인 유통업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한 창업자와 중소·벤처기업이 상품기획부터 입점까지 전 과정에 대한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롯데의 MD가 센터에 상주하면서 창업자, 중소기업, 벤처기업에 시장 현황 정보를 제공한다. 요일별로 백화점, 마트, 슈퍼, 홈쇼핑, 닷컴 등 5개 유통채널 전문가와 심층상담도 할 수 있다.

조홍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지난해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기초작업을 벌였다면 올해엔 스타 기업을 발굴해 해외로 진출하도록 도와 글로벌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