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15년간 전체 소매업종 중 사업체수 증가 1위

백화점 매출이 2년 연속 감소하는 등 대형 유통채널들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편의점은 지난해 매출이 30% 증가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은 지난 15년간 전체 소매 업종 가운데에서도 사업체수가 가장 많이 증가하며 구조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 백화점, 2년째 마이너스 성장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편의점 등 6개 소매업권의 판매액은 약 276조9천153억원으로 2014년(267조7천665억원)보다 3.4%(9조1천489억원) 증가했다.

이들 업권의 소매 판매액 증가율은 2012년 4%대였으며 2013년과 2014년에는 1%대에 머무른 바 있다.

지난해 매출 증가세가 다소 회복됐지만 소비 심리가 완전히 살아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백화점은 2014년에 이어 2년째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작년 백화점 업계의 매출은 전년보다 0.4% 감소한 29조2천23억원 규모였다.

백화점의 매출 증가율은 2011년 11.4%에서 2012년 5.4%, 2013년 2.6%로 계속 둔화하다가 2014년 10년만에 역신장(-1.6%)을 나타냈다.

백화점 매출은 작년 6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하는 등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열린 10월에는 11.4% 성장했다.

정부가 주도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보완해야 할 문제점도 노출됐지만 백화점 매출에는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백화점들은 이 외에도 대규모 '출장 세일'까지 벌이는 등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갖은 방법을 동원했지만 역성장을 피하지는 못했다.

대형마트 업계도 백화점과 더불어 메르스와 소비 침체 등의 악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전체 매출은 48조6천355억원으로 전년 47조4천969억원보다 2.4% 늘어났다.

대형마트 역시 식품 부문을 제외한 잡화, 스포츠, 가정생활, 의류, 가전 등 대부분 품목 매출이 부진했다.

슈퍼마켓 매출 규모는 약 36조1천895억원으로 2014년(35조3천507억원)보다 2.4% 성장했다.

전년보다는 성장률이 소폭 높아졌지만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침체 국면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 편의점, 나홀로 '폭풍 성장'
반면에 편의점 매출 규모는 2014년 12조7천437억원에서 2015년 16조5천207억원으로 29.6% 증가했다.

편의점 시장은 1∼2인 가구 확대 등 사회구조적 변화 속에서 점포 수 증가, 메르스 확산에 따른 근거리 쇼핑 확대, 담배 가격 인상 등이 맞물려 큰 폭으로 성장했다.

각 편의점은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도시락 등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대거 출시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또한 택배, 금융, 보관 등 각종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씨유(CU)의 매출이 4조2천576억원으로 전년(3조3천31억원)보다 28.9% 늘었다.

영업이익은 1천125억원에서 1천748억원으로 55.4% 급증했다.

매장 수도 2014년 말 8천408개에서 작년 말 9천409개로 1천1개 늘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작년 매출액 잠정치는 4조3천132억원으로 전년(3조5천21억원)보다 23.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천106억원에서 1천780억원으로 60.9% 뛰었다.

점포수는 8천290개에서 9천285개로 995개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23.5% 증가한 3천3150억원을 기록했고, 점포수는 769개 증가한 8천개로 집계됐다.

산업연구원이 1999년부터 2013년까지 15년새 한국 소매업의 주요 업종별 사업체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체인화편의점(2만3천658개) 수가 가장 많이 늘었다.

이어 통신기기소매업(2만1천857개), 남녀용 정장소매업(1만5천110개), 셔츠 및 기타의복 소매업(1만3천732개), 전자상거래업(8천865개), 건강보조식품 소매업(7천20개) 등이 뒤를 이었다.

사업체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업종은 음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7만3천345개), 과실 및 채소 소매업(1만9천313개), 문구용품 소매업(1만2천938개), 곡물 소매업(1만2천887개), 육류 소매업(1만2천41개) 등이었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편의점은 1인 가구의 증가와 간편식 및 PB 등 고유 제품의 증가로 고객이 늘어나면서 성장하고 있다"며 "음식료품과 가정용품 취급 소매업종은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의 확대가 사업체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소매 업태별 판매액 추이
(단위:억원)
┌──────┬──────┬─────┬─────┬─────┬─────┐
│업태별 │2011 │2012 │2013 │2014 │2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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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275,636 │290,555 │298,003 │293,229 │292,022 │
├──────┼──────┼─────┼─────┼─────┼─────┤
│대형마트 │421,901 │448,375 │459,049 │474,968 │486,354 │
├──────┼──────┼─────┼─────┼─────┼─────┤
│슈퍼마켓 │324,625 │340,060 │350,661 │353,507 │361,894 │
├──────┼──────┼─────┼─────┼─────┼─────┤
│편의점 │92,028 │108,840 │117,284 │127,437 │165,207 │
├──────┼──────┼─────┼─────┼─────┼─────┤
│전문소매점 │1,058,146 │1,057,937 │1,031,075 │1,017,192 │1,013,543 │
├──────┼──────┼─────┼─────┼─────┼─────┤
│무점포 소매 │322,748 │358,590 │384,268 │411,329 │450,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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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계청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