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일본은행권의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

전자화폐, 신용카드나 인터넷 결제가 일반화됐기 때문에 지폐나 동전의 사용이 이전과 비교해 줄어야 하는데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1년 전인 2015년 1월 일본은행권의 발행잔고는 전년 동월대비 3.5%, 2월에는 3.7% 각각 늘어났지만 올해 1월에는 6.2% 증가했다.

같은 해 12월에 일본은행은 5.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6.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4개월째 6%대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일본은행권 발행잔고의 증가는 일본 은행권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인은 여러가지 거론된다.

올해부터 시작된 '마이넘버 제도'(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유사)가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인한 (자금추적 우려 등) 불신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금융기관에 보유하고 있는 예금이나 자산을 빼내 장롱예금으로 바꿔 두고 있을 가능성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게다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도 장롱예금 증가를 촉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되는 것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일본은행에 맡기는 일부 당좌예금에 한정되지만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예금까지 마이너스 금리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은행에 예금해 금리를 빼앗긴다면 장롱예금 쪽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니혼게이자이는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때야말로 장기투자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현재는 채권이나 예적금으로는 잘해야 본전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해서는 성장의 가능성이 있는 곳에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마이너스 금리는 성장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쓴 약"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