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발광다이오드(LED) 패키징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중국의 저가 공세를 이겨내지 못한 탓이다. 다만 LED 칩 생산은 계속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말 중국 톈진 공장 내 LED 패키징 생산라인 장비의 상당수를 중국 업체에 매각했다.

삼성전자는 장부가와 실제 매각가의 차이인 매각 손실 수십억원가량을 지난해 4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LED 패키징 라인의 노후 장비를 매각했다”며 “남은 라인 일부는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톈진 패키징 생산라인은 한국 기흥사업장에서 생산한 LED 칩에 전선을 잇고 기판에 붙여 조명용, TV용 백라이트 등으로 가공하는 작업을 해왔다.

삼성은 2010년 LED를 5대 신수종사업의 하나로 선정하고 육성해왔다. 삼성LED는 2011년 삼성전자에 인수되기 전까지 주로 TV용 백라이트를 생산했으며 이후 급성장하는 LED 조명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그동안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012년 LED 조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묶였고, 글로벌 시장에선 저가 공세에 나선 중국 업체와 전통의 조명시장 강자인 제너럴일렉트릭(GE) 오스람 필립스 및 LED 원천기술을 보유한 니치아(일본) 크리(일본) 등에 밀려 의미있는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LED 조명시장은 니치아 오스람 GE 크리 필립스의 5강 구도에 MLS, 에버라이트 등 중국 기업들이 도전하고 있다. 중국 최대 업체인 MLS는 최근 오스람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다. TV용 백라이트 생산 분야도 기술 발전으로 TV 한 대에 들어가는 LED가 대폭 줄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

삼성전자는 LED사업에서 적자가 이어지자 지난해 10월 조명용 LED 완제품 사업에서 철수했다. 또 작년 말 조직 개편에서 LED 사업부를 사업팀으로 축소하고,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