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테스트 오픈'으로 법정 오픈일 간신히 맞춰
면세사업 8년차 영업노하우, 외국 거대 자본에 기댈 듯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이 12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롯데호텔제주에 개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관세청으로부터 제주지역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후 6개월 내 매장 오픈해야 되는 법적 고시일을 간신히 맞췄다. 이번 12일 개점은 1차 '테스트(Test) 오픈', 오는 5월과 10월엔 '2차 프리 오픈', '3차 그랜드 오픈'을 하겠다고 제주관광공사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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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제주관광공사/ 오늘 12일 오픈한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매장 내 상품이 부족한 상태에서 '테스트 오픈'을 했다.

그러나 국내 면세업계는 제주관광공사(JTO) 시내면세점 개점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평이다. 제주관광공사는 해외 브랜드 상품공급에 있어 세계 면세산업의 외국 거대 자본 DFS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내 면세시장에 외국 자본의 우회 진출을 공기업이 열어줬다는 가열찬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관광공사는 "구매·통관·물류 등 면세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비롯, 수입 및 국산 등 상품공급 시기별로 매장 오픈 범위를 순차적으로 시행함으로써,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으나 완성도 높은 영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DFS와의 협상에 있어 긴밀한 조율 과정이 필요해 해외 브랜드 입점이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1차 테스트 오픈'으로 올해 2월 중 오픈해야 되는 법적 고시일은 맞췄으나 제주관광공사의 '3단계' 오픈은 관세청의 법적 고시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공기업은 매장 공사에 있어 일반 기업보다 시일이 더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공사업체 선정에서부터 착수까지 절차 과정이 까다롭다"라며 브랜드별 협상 및 계약 기간까지 고려하면 6개월 내 매장 오픈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 했다. 그러나 만나주지도 않았으며 오래 기다려 얻은 5분 발표 뒤에 돌라온 답변 또한 '입점 의향이 없다'라는 말 한 마디뿐이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6개월 내 매장 오픈해야 되는 관세청의 법적 고시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은 2차 프리오픈하게 되는 3월부터 수입 화장품 및 시계 브랜드, 최종 3차 그랜드 오픈까지 수입 패션 브랜드가 입점될 예정이다. 총 3차에 걸친 단계적 개점을 통해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은 2,610.76㎡(약 791평)의 매장에 수입명품, 국산품, 제주상품 등이 분포될 계획이다. 즉 이는 제주관광공사와 외국 거대자본 DFS 기업과의 손을 잡은 상태에서 매장 인테리어 및 판매 상품공급에 대한 절차 등 세세한 부분만이 협상 테이블에 남아 있다는 점을 의미하고 있다.

최갑열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제주도민과 고객의 관심과 지원 속에서 상품공급, 고급매장, 판촉마케팅, 물류·통관 등 모든 면세시스템은 체계를 완료했다"며 "단계별 오픈을 통해 시내면세점의 경쟁력을 조속히 강화하고, 도민과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향후 DFS가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에 본격적으로 상품을 공급하게 되면 제주도민의 혈세가 외국 거대 기업의 배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위기에 놓이게 된다.

김선호 한경닷컴 면세뉴스 기자 fovoro@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