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재고 증가, 증시 하락에 직격탄…OPEC감산 논의 소식에 하락폭 줄어"



[한경닷컴 콤파스뉴스=이승현 기자] 국제유가가 2003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미 쿠싱지역 원유 재고 증가 소식과 주요국 증시 하락, 골드만삭스의(Goldman Sachs)사의 저유가 지속 전망 등으로 미 텍사스산원유(WTI)의 선물 가격이 배럴당 26달러대로 하락 마감했다.



다만 시장 마감에 임박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요지의 보도가 나오며 장외거래에서는 하락폭이 줄었다.



1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3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1.24달러 하락한 배럴당 26.21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1일(현지시간) WTI 3월물은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27.13달러까지 밀리며, 지난 1월 20일 '27달러선' 붕괴시 기록된 장중 최저가 26.19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도 4월 인도분 브렌트유가 역시 전일보다 0.78달러 하락한 배럴당 30.06달러에, 두바이(Dubai) 현물유가는 전일보다 0.12달러 하락한 배럴당 26.08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현물인도 지점인 오클라호마 주(州) 커싱의 원유 재고량이 42만5000 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원유서비스업체 젠스케이프의 통계가 발표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전날 커싱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6천50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을 비롯, 아시아와 미국의 증시가 모두 약세를 보인 것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영국 FTSE 100 지수는 2.39%, 홍콩 항셍지수는 3.85%, 미국 다우지수는 1.60% 하락했다. 더불어 골드만 삭스사가 저유가 지속 전망을 내놓으며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올해 상반기 유가가 석유 공급 과잉, 중국 경기둔화 등으로 배럴당 20~40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감산 가능성을 시사한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장관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장 마감 후 낙폭이 줄기 시작했다.



WSJ에 따르면 알-마즈루에이 장관은 '스카이뉴스 아라비아'에 "(OPEC의) 모든 회원국은 감산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OPEC가 모든 회원국으로부터 전폭적인 협조를 받아야만' 감산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한편, 일부 거래인들은 알-마즈루에이 장관의 발언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주요 회원국 정부의 입장과 거리가 있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반짝 호재'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승현 한경닷컴 QOMPASS뉴스 기자 shlee4308@asiae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