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는 12일 소주값 인상효과에 지난해 깜짝실적(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인상에 따른 일시적 점유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다. / 사진제공=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12일 소주값 인상효과에 지난해 깜짝실적(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인상에 따른 일시적 점유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다. / 사진제공=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소주값 인상효과에 지난해 깜짝실적(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90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42.99%와 151.06% 대폭 뛰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1.4% 껑충 뛴 314억원,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4억원과 14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5.6% 늘었다.

이 같은 실적 증가는 지난해 11월 말 실시한 소주 브랜드 '참이슬'의 가격 인상효과 덕이란 분석이 나온다. 소주값 인상 이후 일시적으로 소주시장 점유율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비용절감 효과 등으로 손익구조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며 "소주가격 인상, 맥주부문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개선세) 등도 실적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1월 말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에 소주 출고가격을 5.62% 올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영향에 대형마트 기준 소주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제품의 지난해 11월30∼12월6일(가격인상 기준일 11월27일) 매출은 직전주 대비 14.5% 감소한 바 있다. 반면 이 기간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제품은 매출이 13.4% 늘어나는 등 '후폭풍'이 적지 않았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맥주와 소주 판매 모두 좋았지만, 실적 호조의 가장 큰 이유는 소주 가격 인상"며 "이로 인한 가수요 효과와 평균 판매단가(ASP) 상승에 힘입어 4분기 소주 매출이 약 7~8% 가량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도 "전년 동기 대비 기저효과가 큰 가운데 수익성 향상이 두드러졌다"며 "소주 가격 인상 전 미리 사려는 수요와 가격 인상 효과 등이 실적 증가에 주효했다"고 봤다.

맥주 시장 점유율 상승도 깜짝실적에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맥주 브랜드 하이트의 점유율 방어를 위해 판촉에 집중했는데 이 같은 결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맥주 광고판촉을 하이트 브랜드에 집중한 것은 맥주 점유율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맥주값 인상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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