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주가 하락이 잇따르면서 글로벌 주식 시가총액이 급감하고 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세계 주식시가총액은 56조달러(약 6경6천640조원) 가량으로, 최대였던 2015년 5월말에 비해 14조달러(약 1경6천660조원)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세계거래소연맹 소속 58개 거래소 통계와 글로벌 주가지수를 활용해 세계의 시가총액을 추계했다.

지금까지 글로벌 시가총액이 가장 컸던 것은 작년 5월말의 71조달러(약 8경4천490조원)다.

그 이후 지난 8개월여간 20% 정도 줄었다.

감소액수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약 3배에 달한다.

2008년 가을 금융위기 때에는 6개월만에 18조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당시와 비교해 신흥·자원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나라별로 보면 일본과 미국, 독일의 시가총액이 각각 20% 줄었다.

감소액수는 미국 뉴욕거래소에서 3조6천억달러, 도쿄증권거래소에서 130조엔(약 1천362조원)이다.

신흥국에서는 중국의 상하이시장이 2조4천억달러로 40% 감소했다.

자원 의존도가 큰 남아프리카, 브라질이 30∼40% 줄었다.

세계의 주식 시세는 작년 여름 중국 당국에 의한 위안화 절하를 계기로 급락했다.

그 이후에도 저유가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새해들어 세계경기의 감속과 유럽 금융기관의 신용 리스크 불안 고조 등으로 주가가 더욱 하락했다.

일본 주식시장의 경우 일본은행에 의한 마이너스 금리정책도 타격이 됐다.

특히, 수익 악화 우려가 부각된 은행주 매도가 늘어났다.

한 금융 전문가는 "시장이 안정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가들이 주식의 비율을 낮추고, 현금으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주가하락은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상장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조사회사 딜로직에 의하면 주식에 의한 전 세계 자금조달 액수는 지난 1월에 396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0% 줄었다.

신규상장을 통한 조달은 7년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의 경우 1월 신규 상장수는 제로이며 2월도 저조하다.

다이와종합연구소에 따르면 도쿄증시 1부의 시가총액이 130조엔 줄어들면 가계소비는 5천억엔 감소한다.

고바야시 스케 이코노미스트는 엔고도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냉각시켜 "설비투자 억제가 경기의 하방 압력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면서 가계의 주식보유 비율이 높은 미국의 경우 주가하락 영향은 더욱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