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 도어캡 대표가 창문 침입방지장치 ‘윈도우벨’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정종환 도어캡 대표가 창문 침입방지장치 ‘윈도우벨’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정종환 도어캡 대표는 2000년대 중반 통신사의 인터넷 대리점을 운영하던 중 현관문 절도 방지용 보조장치를 만들었다. 빈집털이 절도범이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자물쇠 부위에 스테인리스 강판을 덧댄 것이었다. 인터넷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 장치를 집집마다 무료로 달아줬다. ‘차별화 마케팅’이었던 셈이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서로 이 장치를 현관문에 달겠다고 아우성이었다. 사업화하기로 마음먹고 2007년 창업에 나섰다. 제품을 더 정밀하게 개량해 마트 등에서 팔았다. 제품의 작은 틈새까지 없앴다. 문을 뜯어내려 하면 경보음이 울리는 기능도 넣었다. 제품이 잘 팔리자 창문에도 이런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관문보다 창문을 통한 절도범 침입 사례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2년여간의 개발 끝에 2014년 창문 침입방지장치 ‘윈도우벨’을 내놨다.

◆침입 시 경보음도 울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으로 선정된 도어캡의 윈도우벨은 창문을 단단하게 고정하면서 누군가 침입을 시도하면 경보음이 울리는 장치다.

주먹만 한 크기의 이 제품은 창문이 지나다니는 레일 부위에 설치된다. 동그란 모양의 손잡이를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고무 압착판이 밀착돼 앞뒤로 창문을 고정한다. 창문에 기본으로 달린 잠금장치와는 다르다. 창문이 완전히 닫혔을 때뿐 아니라 절반쯤 열어 놓은 상태에서도 고정된다. 환기할 때나 여름철 더위로 창문을 열어둘 때 이 잠금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윈도우벨 좌우에는 살짝만 닿아도 요란한 경보음 소리가 울리는 버튼이 달려 있다. 누군가 침입하려 하면 경보장치가 작동해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선 추락 방지 기능으로도 쓸 수 있다.

정 대표는 “창문만 고정하거나 경보음이 울리는 기능이 따로 있는 제품은 기존에 있었지만 두 기능을 모두 갖춘 제품은 윈도우벨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인도 등 해외 수출 추진

정 대표는 제품 개발 시 원칙이 있다. 누구나 쉽게 설치가 가능하고 가격이 저렴해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된 타깃이 다세대·다가구 주택이나 반지하방에 사는 서민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윈도우벨과 스마트폰을 연동해 경보기가 울리면 집 밖에서도 알 수 있게 하는 기능을 구현하려고 시도 중”이라며 “이 기능을 넣고도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도어캡은 매출 10억원 미만의 소기업이지만 지식재산권 투자에도 소홀하지 않다. 윈도우벨의 구동 방식 등 지금까지 3건의 특허를 확보했다.

올해부터는 판로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청의 유망 제품 발굴 프로그램인 ‘히트500’에 선정돼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 덕분에 제품이 널리 알려져 인도 등 해외 수출 계약도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올해 윈도우벨 15만개를 판매하는 게 목표”라며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시흥=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