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제철 주식 총 880만주를 매각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에 따라 강화됐던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됐다.

현대차는 574만주, 기아차는 306만주 등 총 880만주의 현대제철 주식을 NH투자증권에 매각했다고 현대제철이 5일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이날 현대제철 종가 5만400원을 적용해 총 4439억원에 이른다.

이번 주식 매매는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제철과 하이스코의 합병 과정에서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돼 해당 주식만큼 처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기아차의 현대제철 지분율은 19.6%에서 17.3%, 현대차의 지분율은 11.2%에서 6.9%로 낮아져 현대제철 순환출자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게 됐다.

이번 매매 계약은 금융파생상품의 일종인 ‘총수익 스와프(TRS)’ 방식으로 이뤄졌다. TRS는 매수자(NH투자증권)에게 주식에 대한 의결권, 배당권 등 해당 자산에서 발생하는 모든 권리를 주고 나중에 주식 가격 변동에 따른 이득·손실을 계약자 간에 정산하는 구조다. 매수자는 계약의 대가로 매각자(현대·기아차)로부터 약정이자를 받게 된다.

이번 거래로 대량 물량을 단기간 내 시장에 매각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했으며 현대·기아차로서도 손실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 현대제철 주주들의 이익도 지켜냈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제철 추가 출자분이 처분 대상이라는 공정위의 판단에 따라 해당 주식을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