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고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3개국이 고무 수출량을 20% 줄이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3개국은 고무 가격 급락을 막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앞으로 6개월간 수출 물량을 총 61만5000t가량 줄일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3개국이 결성한 국제삼자고무협회(ITR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카르텔을 구성해 전 세계 고무 생산과 수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고무 가격은 세계 경제의 성장률 둔화로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최근 5년간 70%가량 떨어졌다. ITRC는 “수출량 감축은 고무 가격 회복을 이끌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날 ITRC의 감산 결정에 일본 도쿄 상품거래소에서 고무 선물 가격은 2.3% 오른 ㎏당 1.33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ITRC의 이 같은 결정에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 등은 ITRC의 수출 물량 감축이 장기적으로 고무가격 회복세를 이끌지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고무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줄어든 데다 이미 재고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