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컴 경영권 놓고 '부녀 갈등'…이사회서 후임 CEO 임명했지만 딸이 반대
바이어컴은 MTV를 비롯한 케이블 방송과 영화사 파라마운트픽처스 등을 거느린 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이다. 레드스톤 전 회장은 지분 80%를 가진 비상장 지주회사 내셔널어뮤즈먼츠를 통해 바이어컴과 지상파 방송사인 CBS를 소유하고 있다.
직접 바이어컴과 CBS 회장을 맡아 왕성하게 경영 활동을 펼쳤으나 최근 건강이 악화해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그의 전 여자친구인 마누엘라 헤르처는 지난해 11월 로스앤젤레스(LA)지방법원에 레드스톤 전 회장의 정신감정을 요청하며 “그와의 정상적인 대화는 거의 불가능하며 영화나 드라마 내용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라고 밝혔다.
바이어컴 이사회는 필립 도먼 바이어컴 최고경영자(CEO)를 후임 회장으로 임명했지만 딸인 샤리 레드스톤 내셔널어뮤즈먼츠 회장 겸 바이어컴·CBS 부회장(오른쪽)이 반대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도먼 CEO는 오랜 기간 레드스톤 전 회장을 보좌해온 오른팔이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적 악화에 회사 주가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거액의 연봉을 챙겨 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셔널어뮤즈먼츠 지분 20%를 가진 레드스톤 부회장은 “누가 아버지의 뒤를 잇든 독립적인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돼야 한다”며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레드스톤 전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는 않으려 할 것”이라며 “바이어컴 향방은 부녀간의 싸움이 어떻게 끝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CBS 회장으로는 레드스톤 부회장의 지지를 업고 레슬리 문베스 현 CEO가 선임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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