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이 2014년의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농협은행이 STX조선해양 대출에 대해 쌓은 대규모 충당금이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402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5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7685억원) 대비 47.7% 급감한 것이다. 농협금융은 특히 지난해 4분기 21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2년 농협금융 출범 이후 분기 단위 최대 적자다.

농협금융의 순이익 급감은 주계열사인 농협은행의 부진한 실적 탓이다. 농협은행의 순이익은 1763억원으로 전년보다 47.9% 줄었다. 대우조선해양 여신이 부실 가능성이 높은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된 데다 STX조선해양에 대해 추가로 5000억원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이자이익으로 전년보다 1584억원 증가한 6조6595억원을 벌어들였고, 수수료이익도 2508억원 증가한 838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새로 쌓은 충당금이 1조3870억원에 달해 목표를 맞추지 못했다.

대규모 충당금 여파로 수익성과 건전성은 동시에 악화했다. 농협금융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13%로 전년(0.26%)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4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21%로 전 분기 대비 0.74%포인트 상승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올해는 부실 여신을 줄여 71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