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대출잔액 이달 들어 1천300억원대 감소
신한·농협·우리은행 줄고 국민·하나은행은 늘어

깐깐한 소득심사를 골자로 하는 주택담보대출 관련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수도권에서 먼저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이 제도가 대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4일까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월 말보다 1천322억원 줄었다.

은행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신한·농협·우리는 소폭 줄었으나 KB국민·KEB하나은행은 오히려 늘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보다 1천510억원 줄었고, 농협은행도 2월 들어 4영업일 만에 731억원 감소했다.

우리은행도 이달 들어 82억원 감소했다.

반면에 KEB하나은행은 979억원, KB국민은행은 22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이달 들어 소폭 줄었으나 은행 대출이 한 달간 많게는 조 단위로 변동한다는 점에서 그 폭은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청 건수가 월초나 매주 첫날은 원래 적은 편"이라며 "설을 앞두고 대출 신청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영업점 분위기도 설을 앞두고 차분한 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설을 앞둔 시기적 상황도 있고 해서 문의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매매 상담을 하러 왔다가 한도가 부족해 발길을 돌린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또 심사가 강화된 영향으로 오히려 전세 상담이 소폭 늘어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일부 고객들은 강화된 여신심사에 대해 "여유가 있는 사람만 가능하게 된 것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주택 밀집지역 은행 지점의 한 부지점장은 "이미 예고가 된 사항이라 11월부터 신규신청과 문의가 많았다"며 "실제 충격은 12월에 대부분 흡수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주택거래 자체가 안 일어나서 여신신청 문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예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평균 하루 4~5건의 문의가 있던 것이 1~2건 정도로 줄어든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고객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설이 지난 후에야 가이드라인 효과가 대출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고동욱 이지헌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