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성장성에 힘입어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구가해온 편의점주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의 여파로 4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8천600원(13.80%) 급락한 5만3천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도 전날 약 31만주에서 152만5천여주로 급증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하락폭이 더 커 4만4천원(20.09%) 내린 17만5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BGF리테일의 거래량 역시 전날 약 9만여주에서 52만여주로 늘었다.

GS리테일은 전날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8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조6천565억원으로 32.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39억원으로 5.0% 증가했다.

이에 대해 임동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4천원에서 8만원으로 내렸다.

GS리테일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는 슈퍼마켓(SSM) 부문의 마진 감소와 부동산 임대 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증권사들은 '편의점의 발목을 붙잡은 SSM'(유안타증권), '편의점 호조 vs 기타사업 부진'(삼성증권), '아쉬운 슈퍼마켓'(한국투자증권) 등 편의점 외 사업 부문이 실적 부진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슈퍼마켓과 기타 부문의 이익 하락폭이 커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며 "편의점 매출은 1조2천4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6% 증가했지만 슈퍼마켓과 기타 부문의 매출은 각각 0.5%, 8.9% 증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BGF리테일은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편의점 업계에서 양강 구도를 이루는 GS리테일의 실적 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여 연구원은 "BGF리테일의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GS리테일의 영향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편의점주의 이번 주가 조정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공통적인 견해다.

경기 침체로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편의점 만큼은 업황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임동근 연구원은 "GS리테일은 실적 부진에도 본업인 편의점의 상품력은 계속 강화하고 있다"면서 "신규 출점과 더불어 차별적인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BGF리테일은 도시락 등 신선식품 확대가 구조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점포당 매출액 증가와 점포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며 "모바일 채널과의 시너지를 통한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