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4일 뉴질랜드에서 공식 서명됐다.

TPP 12개 회원국들은 이날 오클랜드의 시티 컨벤션 센터에서 존 키 뉴질랜드 총리, 마이크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명식을 가졌다.

키 총리는 "오늘은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TPP에 참여하는 다른 11개 나라를 위해서도 중요한 날"이라며 "다른 나라들도 TPP 가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프로먼 대표는 "5년의 협상 끝에 이뤄지는 이번 TPP 서명은 획기적인 일"이라며 비준이 늦어지면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TPP 서명에 맞춰 워싱턴에서 성명을 내고 "TPP는 21세기 여정에 미국에는 규칙을 쓸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을 직접 거론하면서 TPP 비가입국들에 대해 미국에 강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PP는 경제와 무역의 비중 못지않게 미국과 일본 쪽에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응하는 성격을 띠는 등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외교·안보적 의미도 지니고 있다.

이날 행사장 밖에서는 TPP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도로를 막고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TPP가 주권침해 소지가 있으며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TPP 서명국들은 각각 국내 비준 절차에 들어가게 되며 모든 절차가 마무리돼 발효되기까지는 길면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TPP에 찬성하지만, 민주당이 반대하는데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신약특허기간 양보 등에 불만을 갖고 있고 특히 올해 대선이 예정돼 비준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 투자 장벽을 없앤다는 취지로 미국이 주도한 TPP는 세계 경제의 약 40%를 차지한다.

TPP 회원국들은 지난해 10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통상장관 회의에서 협상을 타결지었다.

TPP에는 현재 미국, 캐나다, 일본, 베트남, 멕시코, 칠레, 페루,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