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급감·신용등급 하락…글로벌 정유사 '수난시대'
저유가로 인한 정유사의 수난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최대 에너지기업인 엑슨모빌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27억8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8% 줄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최근 1년 반 동안 국제 유가가 70% 폭락한 여파로 4분기 석유 및 가스생산 이익이 8억5000만달러에 그치며 1년 전에 비해 84% 급감한 영향이 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엑슨모빌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25% 줄인 232억달러로 책정했다.

영국 에너지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도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한 1억9600만달러에 그쳤다고 이날 발표했다. 연간 순이익은 59억달러로, 2014년 121억달러에서 51% 감소했다. BP는 탐사와 생산부문 인력 4000명을 올해 안에 감축하고, 2017년까지 생산과 서비스부문 인력 3000명을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경영이 악화하면서 대형 정유사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미국 2위 원유업체인 셰브론의 신용등급을 ‘AA-’로 낮추는 등 미국 원유업체 10곳의 신용등급을 한 등급씩 떨어뜨렸다. 셰브론은 지난해 4분기에 5억9000만달러의 손실을 내면서 분기 실적이 13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S&P는 또 1999년 이후 16년간 최고 등급인 ‘AAA’를 유지해온 엑슨모빌의 신용등급도 90일 내에 한 단계 낮출 수 있다고 예고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