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이 애플을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파벳의 주가는 이날 장 마감후 시간외거래에서 9.4% 뛰어올라 시가총액이 애플의 시가총액 5천347억 달러를 추월했다.

이날 알파벳은 뉴욕 증시 마감 후 자회사 구글의 작년 4분기 매출이 213억3천만 달러(25조7천300억 원)로 전년동기보다 17.8% 늘었다는 깜짝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총에서 애플을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한 이후 지난 6개월간 2천억 달러 늘어나 거의 2배가 됐다.

구글은 작년 8월에 핵심인 검색 광고사업은 자회사 구글에서 하고, 핵심사업과 공통점이 별로 없는 이질적 신규사업들을 분사해 알파벳이라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체제개편 이후 알파벳은 새로운 히트상품을 내놓거나 법적, 정치적, 상업적으로 새로운 성공사례를 만들지 못했지만, 꾸준히 안정적으로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구글은 여전히 알파벳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검색과 지도, 유튜브, 광고와 안드로이드 등 핵심사업은 모두 구글 산하에서 이뤄진다.

알파벳은 무인자동차, 드론배달,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미래에 대한 투자를 담당한다.

돈을 버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구글의 검색기능이다.

이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100만 달러를 가족과 친지,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받아 1998년 9월 7일 '구골(Googol·10의 100제곱)'이라는 이름으로 차린 구글의 기반이 얼마나 강한지 드러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페이지와 브린은 스탠포드 대학원 재학 시절 웹사이트의 중요도를, 그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따져 결정되도록 한 '페이지랭크'라는 검색기술을 개발해 공동으로 구글을 설립했다.

설립 1개월후 구글 검색엔진 이용자는 하루 1만명, 6개월후 50만명, 3년후에는 1억5천만명으로 늘어났고, 최근에는 하루 35억명에 달한다.

구글은 이같은 강력한 검색기능을 바탕으로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페이지에 거액의 광고를 유치해 성공 가도에 올라섰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구글의 3배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구글의 지주회사와 애플의 시가총액순위가 뒤바뀐 것은 투자자들이 과거 실적보다 미래 전망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특히, IT산업에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기존의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순식간에 밀어내는 경우가 흔하다.

현재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중 5개는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 등 IT기업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