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등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의 수뇌부가 비밀리에 만나 장기적 투자를 촉진하고 주주들과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할 방안을 논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버크셔헤서웨이의 버핏과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은 피델리티의 애비 존슨, 블랙록의 래리 핑크, 캐피털그룹의 팀 아머 등을 불러 지난해 12월 JP모건의 뉴욕 본사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지난해 8월에도 첫 회의를 한 적이 있다.

자산운용사 수뇌부는 지배구조의 개선에 대한 성명을 내놓으려고 논의를 진행했다고 FT는 전했다.

이들의 이례적 만남은 행동주의 주주들의 활동이 늘어나고 시장이 장기적 투자를 희생해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같은 IT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주식시장이 단기 수익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일부 대형 IT 기업들은 차등의결권 주식을 도입해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왔다.

버핏과 다이먼 등은 미국 기업들의 주주총회 때마다 핫이슈였던 이사회의 역할과 임원의 보수, 주주 권리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다이먼은 JP모건의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를 함께 맡고 있어 개인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차례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3분의 1 이상은 그가 2가지 역할을 겸임하는데 반대했다.

자산이 1천억달러 이상인 행동주의 펀드들은 이사진 교체나 주주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면서 미국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장기 투자 주주들에게 신규 이사 추천권을 주는 기업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기업공개(IP)) 규모는 42% 감소했는데, 이는 기업들이 비공개회사로 있으면서도 주식을 사줄 투자자들을 찾아나섰기 때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