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금은 제각각…경기 불황에 지급 못하는 회사도

전국 각 기업체가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맞아 평균 4∼5일, 최대 9일간의 연휴를 즐긴다.

2일 주요 산업단지와 경영자단체 등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상당수의 기업이 5일 안팎을 휴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일부 근로자는 토요일에서 대체공휴일까지 이어지는 5일(6∼10일)간의 연휴에 11∼12일에 연차휴가를 활용하면 그다음 주말(13∼14일)까지 최대 9일을 쉴 수 있다.

울산의 주요 대기업은 5∼6일간 쉬지만, 석유화학업체 공장 가동에 필수적이지 않은 간접·지원 부서의 사무직은 연차휴가를 활용토록 해 최대 9일을 쉰다.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의 경우 직원 800여명 가운데 사무직 약 130여명에게 연차휴가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 근로자는 "회사가 연휴와 주말 사이에 낀 '샌드위치 데이'에 휴가를 사용하라고 강제 지침을 내리지는 않지만 권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제조업체가 많은 경기도 안산 103개 기업 중에서는 90곳(87.4%)이 설 연휴 전체 휴무하고 13곳(12.6%)은 일부 휴무(일부 근무)할 예정이다.

부산 주요 기업 123개사는 평균 4.8일을 쉬며, 경남 120개 기업은 4일을 휴무하는 기업이 85%에 달하는 등 평균 4.58일을 쉰다.

충북 청주산업단지에 입주한 86개 기업과 대구 지역 108개 기업은 각각 평균 4.5일을 쉰다.

경기도 양주시 홍죽산단 입주 기업체는 5일간 쉬지만, 공장 가동에 필수적이지 않은 지원 부서의 사무직은 연차휴가를 활용해 7일까지 쉰다.

반면 연휴를 즐기지 못하는 근로자도 있다.

SK에너지·에쓰오일 등 정유·유화업계는 멈추지 않고 공장을 돌려야 하는 장치산업의 특성에 따라 현장직은 연휴에도 정상근무한다.

삼성SDI 울산공장도 현장직은 정상근무한다.

청주산업단지 전체 근로자 2만7천91명 가운데 9천650명(35.6%)도 연휴 특근이 예정돼 있다.

설 상여금은 지역별, 기업별로 제각각이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직원들은 각각 귀향비 50만원에 약정임금(기본급+수당) 50% 수준의 상여금을 받으며, 현대자동차는 귀향비 80만원, 유류비 5만원, 25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 등을 지급한다.

부산경영자총협회가 부산 주요 12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1.2%가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1인당 평균 상여금 지급액은 114만원(대기업 130만5천원, 중소기업 109만1천원)이었다.

경남경영자총협회 조사에서는 120개 기업 가운데 지난해(90.3%)보다 16.1% 줄어든 74.2%가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1인당 평균 상여금 지급액은 66만2천원(대기업 90만8천원, 중소기업 60만7천원)이었다.

일부 회사는 정기상여금 외에 별도의 명절 상여금을 주지 않으며, 경기가 좋지 않아 올해는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한다는 회사도 있었다.

안산 반월공단에서 철강회사를 운영하는 K씨는 체감경기는 여러 지표보다도 훨씬 더 좋지 않다며 "일감이 없어 연휴가 낀 한 주 내내 직원들을 쉬게 하고 15일 출근하는 회사들도 여럿이고, 보너스도 작년보다 훨씬 적게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기업체 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내수도 부진하다 보니 설 휴가나 상여금 수준을 예년보다 높일 수 없는 업체가 대부분"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은 "경기침체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도 더불어 악화된 상태"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자금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진욱 김용민 김형우 노승혁 박영서 신민재 신정훈 이정훈 허광무 전지혜 기자)


(전국종합=연합뉴스) ato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