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형 두나무 대표
송치형 두나무 대표
카카오 제휴사인 두나무와 삼성증권이 손잡고 출시한 자산관리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가 투자한 정보기술업체 두나무는 지난달 모바일 자산관리 플랫폼인 ‘맵(MAP=managed account by professional)’을 출시했다. MAP 서비스는 카카오증권플러스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에 적용된다. 금융소비자는 스마트폰 MAP에서 간단한 클릭만으로 인공지능 컴퓨터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자문) 전문가 및 투자자문사에 자산관리를 맡길 수 있다.

MAP에 공개된 자문사별 수익률과 포트폴리오 등을 고려해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하면 두나무가 이들의 투자전략을 그대로 복사해 가입자 계좌를 운용하는 방식이다. 자문사 선택을 돕기 위해 위험을 선호하는 회사인지, 코스피와 코스닥의 거래비중은 얼마나 되는지, 수익률은 얼마인지와 같은 기초 정보를 앱을 통해 제공한다.

두나무는 이번 서비스를 위해 삼성증권이 특허권을 갖고 있는 ‘뉴미러링시스템’을 독점 공급받는다. 이 기술은 특정 계좌의 포트폴리오를 고객 계좌에 동일하게 실시간 복제하는 시스템이다. 두나무는 이 시스템을 이용해 10여개 입점 자문사·운용사가 짠 투자포트폴리오를 실시간 복사해 일임받은 고객 계좌를 운용하게 된다. 개인 고객은 모바일 MAP 앱과 다음 포털을 통해 입출금 현황, 투자성과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MAP 서비스는 최소 가입금액을 500만원 수준으로 대폭 낮추고 연간 수수료도 기존의 절반 수준(투자금의 1%)만 받기로 했다. 수수료는 두나무투자일임과 입점 자문사가 7 대 3 비중으로 분배하기로 했다. 배성우 두나무투자일임 대표는 “삼성증권이 초기 시장 확대를 위해 주식중개 첫해 특허권 사용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온라인 및 모바일 사용에 익숙한 30~40대를 중심으로 고객층이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매월 활성 사용자만 25만명에 달하는 카카오증권플러스 앱 이용자가 1차 고객이다. 이달 중 다음 포털의 금융 코너에 MAP 서비스를 연결해 사용자 유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향후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서도 고객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MAP 서비스의 성패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에 달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로보어드바이저 등 온라인 자문업 활성화 방안’에는 투자일임의 비대면 계약 허용이 빠졌다. 자문업 계약은 온라인에서 손쉽게 할 수 있지만, 실제 투자를 실행하는 투자일임 계약은 증권사나 은행 창구를 통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