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확대 등 중점과제 선정…"고강도 구조조정 병행"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주난으로 경영위기를 겪는 현대로템이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현대로템은 1일 임원회의를 열고 국내외 사업기반 강화와 해외 신규시장 확대, 성장동력 확보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국내 사업은 현재 운행되고 있는 노후차량 교체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발주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수주 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행되는 전동차 약 9천량 가운데 2천량 이상이 도입된지 20년이 넘은 노후차다.

현대로템은 노후차 교체수요 증가로 연평균 2천7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전동차 발주 규모 역시 상승할 것으로 보고 교체 물량 확보를 통해 국내 사업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발맞춰 국내 고속철 수주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2020년∼2021년 개통 예정인 경전선, 서해선, 중부내륙선, 중앙선에는 아직 국내에 상용화가 되지 않은 동력분산식 고속철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책을 짜고 있다.

동력분산식 고속철은 동력원이 각 객차에 분산 배치된 열차를 말한다.

현재 국내에는 앞뒤 동력차가 차량을 끄는 동력집중식 고속철만 상용화돼 있다.

현대로템은 중남미 등 기존 시장을 다지면서 북아프리카와 유럽 등 신규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오는 3월이면 1천200량 규모 생산체제를 갖춘 현대로템의 브라질 공장이 완공된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로템은 중남미 시장 진출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현대로템은 이집트, 튀니지에서의 사업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후속물량 수주에도 나설 계획이다.

방위사업은 주력 분야인 전차, 장갑차에 초점을 맞춰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1차 양산의 성공적 수행을 바탕으로 약 2조원 규모의 2차 양산 및 3차 양산 계약 추진에 나선다.

차륜형장갑차의 수주 확대 역시 주요 추진 과제 중 하나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6월 대공포가 탑재된 차륜형장갑차 개발에 착수했으며, 올해는 지휘소 차량 개발에 나선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기본형과 대공포, 지휘소 차량 등 총 2조2천억원 규모 차량을 납품하는 게 목표다.

현대로템이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는 미래 군사기술용 무인 무기체계다.

현대로템은 병사가 해왔던 감시·정찰, 위험 임무를 대치할 로봇 개발에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로템의 대표적 작품은 '착용형 근력증강로봇(웨어러블 로봇)'이다.

병사가 무거운 장비를 장착한 채 쉽게 이동하거나 작업할 수 있도록 하는 로봇으로, 이미 선행연구가 마무리된 상태다.

2016년까지 핵심기술을 보완·발전시켜 민·군 겸용으로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GM, 포드, 르노 등 세계 유수 자동차 메이커들의 생산설비 수주에도 초점을 맞췄다.

앞서 현대로템은 2014년 9월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GM 랜신공장 프레스설비 공급 사업을 따낸 바 있다.

랜신공장 프레스는 오는 8월 양산 체제 돌입을 앞두고 현재 시운전 중이다.

현대로템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GM, 포드 등의 해외 공장을 중심으로 신규 수주를 늘려갈 방침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중점 과제의 추진과 함께 자산 매각, 조직 슬림화, 임금 삭감 등 고강도 구조조정 작업도 병행해 흑자 달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전 임직원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