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설을 앞두고 한국은행이 세뱃돈 신권 수요로 고민에 빠졌다. 화폐를 제조하는 비용이 점차 늘고 있어서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화폐를 만드는 데 쓴 비용은 1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5% 늘었다. 이 가운데 지폐는 900억원으로 2014년(807억원)보다 비용이 11.5% 늘었다. 동전은 540억원으로 전년(408억원)보다 32.4% 증가했다. 지폐 제조비는 종이와 잉크, 홀로그램 등 각종 위·변조 장치 비용 등이 포함된다. 동전은 구리, 알루미늄 등 재료비와 압연비 등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화폐 제조비용은 5만원권이나 새 1만원권 발행 등 신권 교체 수요가 있을 때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하지만 작년에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은은 지난해 1월 담뱃값 인상으로 500원 주화 수요가 늘어난 점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매년 설을 앞두고 한은이 공급하는 화폐 규모도 늘고 있다. 설 직전 10영업일 동안 화폐 순발행액은 2013년 4조4000억원에서 2014년 5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설을 앞두고 신권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 포스터 등을 통해 ‘세뱃돈, 꼭 새 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란 내용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동전을 녹여 구리 등 원자재를 재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도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주화 훼손 행위에 대한 처벌을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높이는 한은법 개정안을 소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