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 지원 전제조건 제시

일본 정부가 95%의 지분을 가진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INCJ)가 샤프의 재건 지원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다카하시 고조 사장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 3명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9일 산업혁신기구가 샤프의 실적 부진 책임을 명확히 한 뒤 경영진 쇄신을 단행하기 위해 다카하시 사장(61)과 미즈시마 시게아키 회장(60), 오오니시 테츠오 부사장(61)의 퇴임을 요구중이라고 보도했다.

혁신기구는 과반수의 임원들을 새로 지명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으며, 외부에서 최고경영자를 영입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혁신기구는 29일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샤프는 대만 홍하이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 혁신기구의 지원을 받아들일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수뇌부 교체가 빨라질 전망이다.

다카하시 사장은 2013년 6월 취임했으며, 당시 미즈시마 회장과 오오니시 부사장은 각각 기술부문과 재무부문을 총괄하며 다카하시 사장을 지원했다.

2015 회계년도 결산에서 거액의 적자로 전락한 뒤에도 두 사람은 요직에 머물러 왔다.

혁신기구는 샤프 본사에 3천억엔(약 3조원) 규모의 출자를 통해 샤프 주식의 과반을 획득하는 것이 재건 계획의 골자다.

샤프는 혁신기구에 대해 제삼자 할당 증자를 실시한다.

실적이 저조한 액정사업부문은 혁신기구가 당초 지분 90%를 인수할 계획이었지만, 샤프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분사하는 방안으로 바꾸었다.

출자하는 3천억엔 가운데 1천억엔이 분사할 액정부문 새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샤프의 주거래은행인 미즈호은행과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최대 3천500억엔의 금융지원을 했다.

이와 관련해 혁신기구는 두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2천억엔 상당의 샤프 우선주를 샤프가 1엔에 매입해 소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