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면세점 전쟁] 세계 면세점시장 화두는 '몸집 키우기'
세계 면세점 시장의 화두는 ‘대형화’다. 해외 유명 면세점 기업들은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덩치 키우기 경쟁에 힘을 쏟고 있다. 상품 구매력을 키우고,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스위스 면세점 기업인 듀프리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3년만 해도 업계 1위는 미국 DFS였다. 하지만 듀프리는 2014년 스위스 뉘앙스(5위)를 인수해 세계 1위 자리에 올랐고, 지난해 이탈리아 월드듀티프리(WDF)까지 인수해 선두자리를 굳혔다.

1위를 빼앗긴 DFS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 추가 면세점을 설립하는 등 반격을 준비 중이다. 세계 면세점업계에서 M&A와 점포 확대를 통해 덩치 키우기 경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세계적 유통·관광 조사기업인 영국 무디리포트의 마틴 무디 회장은 “세계 면세점업계는 대형화·전문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글로벌 20위 이내 기업 사이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M&A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DFS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확장을 추진하는 것은 두 나라를 찾는 요우커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중국의 펑 비즈니스 정보센터에 따르면 요우커는 지난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한 해외에서 약 260조7000억원을 쇼핑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5년 뒤인 2020년의 해외 쇼핑 지출액은 480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요우커들이 세계 소비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며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글로벌 면세점 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