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고 있는 저유가와 새해들어 계속되는 주식시장 요동으로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저유가의 혜택에 실적이 깜짝 오르며 콧노래를 부르는 일본 기업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저유가 지속이 많은 일본 기업들의 실적 향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항공(JAL)은 2015년 4∼12월 연료가격의 하락이 비용절감으로 이어져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를 경신한 것으로 추산됐다.

제지업체 오지제지를 거느린 오지홀딩스도 50% 후반 영업이익 증대가 있었다.

석유화학제품과 시멘트 업체인 도소는 8년만에 최고이익 기록을 세웠다.

저유가가 석유제품 제조원이나 상사 등 자원관련 기업에는 타격을 주고 있으나, 운수나 제조업 등 폭넓은 업종에서는 실적을 개선하는 데 있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항공의 작년 4∼12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비 20%대 늘어난 1천700억엔(약1조7천억원)정도로 추산됐다.

영업익을 끌어올린 것은 연료가격의 하락이다.

제트연료로 사용하는 케로신 가격을 오는 3월말 기준 1배럴 당 70달러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현재 40달러선이 무너졌다.

연료가격 하락이 유류세 수익 감소로 연결되기도 했지만, 비용절감으로 수익을 끌어올린 효과가 있었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의 급팽창은 국제선에서 높은 가격대의 자리에 탑승하는 상용 여행자의 증가로 이어져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다소 늘어난 1조300억엔 이었다.

저유가의 플러스 효과는 제조업에도 폭넓게 나타났다.

중유를 사용하는 제지업계에서는 오지홀딩스의 영업이익이 약 500억엔 이었다.

두바이 원유가격이 배럴당 1 달러 떨어지면 연간 3억엔 후반대 이익이 늘어나는 요인이 된다.

두바이 원유 가격은 작년 4∼12월 평균 50달러 전후로 전년 동기보다 약 40달러 하락했다.

해외사업의 호조도 순풍이 돼 엔화하락에 의한 수입비용 증가를 상쇄했다.

.
저유가는 석유화학제품의 가격하락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제품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걸리고, 그 동안은 업체의 이익률 이 확대된다.

이에 따라 도소의 4∼12월 영업이익은 500억엔 전후로, 약 50% 증가해 8년 만의 최고이익을 경신했다.

포장자재에 사용하는 합성수지의 폴리에틸렌 등을 만들고 있는데,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쓰는 일본촉매의 영업이익은 35% 늘어난 약 250억엔, 순이익은 50% 늘어난 210억엔 정도였다.

아크릴산이나 종이기저귀 재료인 고흡수성수지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 가격이 크게 하락, 판매가격과의 차가 벌어지며 채산성이 높아졌다.

중국 등 신흥국 경기의 감속으로 인해 원유가격은 계속해서 내려가 미국 WTI(서부텍사스중질유) 선물은 올 1월 12년 만에 30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2014년말과 비교하면 하락률이 40%대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저유가는 석유제조사들에게 높은 재고 평가손을 발생시키거나, 일부 상사는 자원관련 사업에서 손실을 계상하는 등 악영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본 상장사 전체로 보면, 연료가격 하락의 혜택이 두드러진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이와증권의 추산으로는 10%의 유가 하락은 조달비용만으로 보면 주요 200개 사의 경상이익을 5%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특히 전력이나 운수 등은 그 효과가 현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