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등의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하면서 세계최대의 휴대전화용 통신칩 제조업체 퀄컴의 전분기 순이익이 24% 폭락했다.

퀄컴은 27일(현지시간) 작년 9∼12월 매출액이 58억 달러(약 7조원)로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 1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퀄컴의 같은 기간 순이익은 15억 달러(약 1조8천120억원)로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 24% 폭락했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폰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양대 브랜드인 애플과 삼성이 약세를 나타내면서 고급 스마트폰 시장이 기대를 밑돌고 있다"면서 "중국에서도 고급 스마트폰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퀄컴의 매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휴대전화용 프로세서와 통신칩 생산부문은 전체 시장의 둔화와 경쟁사들의 저가공세에 동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가 자체 프로세서 개발을 늘리면서 수요가 더욱 약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스테이스 래스곤 샌퍼드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구조적인 것으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로 가고 있고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퀄컴이 애플과 삼성전자 때문에 수요 약화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전날 실적발표에서 9∼12월 아이폰 판매 증가율이 2007년 이후 최저치를 찍었으며, 1∼3월에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일부 다른 업체들과 퀄컴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더이상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한편 퀄컴은 이날 실적발표에서 올해 1∼3월 통신칩 선적이 1억7천500만∼1억9천500만개로 작년 같은기간 2억3천300만개에 비해 2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1∼3월 주당순이익은 90센트∼1달러, 매출액은 49억∼57억 달러를 기록해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