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캐릭터들이 피규어(모형 장난감), 아트북, 기념카드 등 다양한 형태로 현실 세계에서 부활하고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사가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각종 캐릭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시장을 통해 게임과 기업 브랜드를 적극 알릴 수 있는 데다 신규 수익원도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게임업계는 본업인 게임과 캐릭터사업 간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넷마블 세븐나이츠 아트북
넷마블 세븐나이츠 아트북
○베스트셀러 오른 캐릭터 아트북

넷마블게임즈는 최근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마구마구 등 자사 인기 게임 IP를 활용한 캐릭터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말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세븐나이츠의 아트북 일반판을 출간했다. 일러스트 캐릭터 등 세븐나이츠 아트 소스 290여점이 수록돼 있다. 이 책은 출시 직후 교보문고 실시간 베스트와 일간 베스트 부문 1위에 올랐다. 출간 14일 만인 지난 12일 온라인 판매 초기 물량인 5000부가 전량 매진됐다. 넷마블 관계자는 “추가 출시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아 3000부를 추가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다음달에도 피규어와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을 선보일 예정이다. 루디 크리스 제이브 아일린 레이첼 델론즈 스파이크 등 세븐나이츠 영웅 7종의 얼굴을 부각시키는 피규어를 제작한다.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 모두의마블과 마구마구 피규어 제품도 차례로 내놓을 방침이다. 모바일 캐주얼 보드게임인 모두의마블은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2억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데니스 슬기 등 6종의 캐릭터가 피규어로 재탄생한다. 대한민국 대표 모바일 야구 게임으로 꼽히는 마구마구의 피규어는 2016 프로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출시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마법인형 피규어
엔씨소프트 리니지 마법인형 피규어
○연말연시 한정판 피규어도 ‘완판’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22일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 등장하는 데스나이트 늑대인간 버그베어 등 10종의 캐릭터를 피규어로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피규어 가격은 개당 1만5000원으로 특별 의상을 입은 마법인형 5종을 묶은 한정판은 7만5000원이다. 피규어 구매자에게는 게임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인형 주머니, 오림의 가넷 등 각종 아이템이 담긴 보너스 쿠폰도 제공한다.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에서 단독으로 내놓은 온라인 판매분 15만5000개(한정판 5000개 포함)가 16일 만에 완판되며 ‘리니지 파워’를 입증했다. 이를 통해 엔씨소프트가 올린 매출만 26억여원에 달한다. 엔씨소프트와 제휴한 국내 196개 PC방에서도 피규어를 팔고 있다. 회사 측은 온·오프라인에서 피규어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만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가 오랫동안 이용자에게 꾸준히 사랑받은 게임인 만큼 자신이 선호하는 캐릭터를 피규어로 소장하고 싶다는 수요가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셜커머스, 대형마트 등과 제휴

넥슨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상품
넥슨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상품
넥슨은 최근 유통 관련 기업과 제휴를 맺고 캐릭터 관련 상품의 판매 창구를 확대했다. 지난해 12월 신세계아이앤씨와 제휴해 이마트에 게임 IP를 활용한 상품 패키지 ‘너키팩’을 선보였다. 너키팩은 메이플스토리 메이플스토리2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등의 캐릭터 일러스트가 그려진 고급 카드상품 패키지다. 게임 패키지마다 일러스트 카드가 무작위로 4장 제공된다. 던전앤파이터의 ‘장비 보호권’, 메이플스토리의 ‘히어로즈 오브 메이플 풀 패키지(코스튬 세트)’ 등 고급 아이템 쿠폰도 받을 수 있다. 던전앤파이터 일러스트 카드는 판매 첫 주말에 전체 수량의 90% 이상 판매됐다.

넥슨은 또 전국 이마트 52개점에서 메이플스토리와 메이플스토리2의 캐릭터 상품을 내놨다. 슬라임 주황버섯 핑크빈 등 게임 속 인기 캐릭터로 디자인된 쿠션과 머그컵 등 8종이다. 상품 구매 고객에게는 메이플스토리와 메이플스토리2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마트 특별 쿠폰 박스 아이템’ 2종도 제공한다.

넥슨 관계자는 “이마트와의 제휴로 게임 IP를 활용한 상품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오프라인 제휴를 확대하는 한편 캐릭터 상품 라인업을 추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