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LSI 등 대상

분식회계 문제로 커다란 위기에 처해 경영 재건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 도시바에 대해 연일 각종 재생 방안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사히 신문은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매각 대상을 확대하는 검토에 들어갔다고 25일 보도했다.

도시바는 이르면 3월 매각할 곳을 최종 확정한 뒤 반도체 주력인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에 따르면 도시바가 매각할 대상은, 자동차나 가전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시스템LSI(대규모집적회로)와, 기능을 압축한 디스크리트(단기능)로 반도체 전반이다.

이들 매각 대상 사업의 연간 매출이 2천억엔(약 2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공장은 시스템LSI가 이와테현 기타카미시, 디스크리트는 이시카와현 노미시, 효고현 히메지시, 후쿠오카현 후젠시에 있다.

매각 대상은 입찰을 통해 정해질 전망인데, 일본정책투자은행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책투자은행에는 세이코홀딩스의 자회사와 공동으로 출자하는 반도체 제조 회사가 있기 때문에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투자펀드가 응찰할 가능성도 있고, 도시바 스스로가 사업을 지속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시바는 지금까지 시스템LSI 가운데 오이타 공장의 이미지 센서 생산설비는 소니에 매각하고, 디스크리트 가운데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백색LED에서는 철수할 방침을 정하는 등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다.

이번에 전반적인 반도체 부문 매각을 단행하면서 낸드형플래시메모리 재건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낸드 플래시는 스마트폰 대상이나 데이터센터에 적합해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도시바의 최대 수익원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이 부문에서 한국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으로 확보한 자금은 미에현 욧카이치시에 있는 욧카이치공장의 메모리 설비 증강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도시바는 헬스케어나 가전사업의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3월말로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2015.4~2016.3)에 5500억엔의 순손실이 예상되는 도시바는 재무구조 약화 부담을 덜기 위해 수익원 중 하나인 의료기기 자회사 도시바의료장비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시바는 미국 샌디스크와 손잡고 오는 2018년까지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공장도 새로 지을 예정인데, 이 공장이 2018년부터 계획대로 양산에 들어가면 세계 1위 삼성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망했다.

도시바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면서 컴퓨터는 후지쓰 등과 통합 협상에 들어갔다.

백색가전은 샤프와 합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이번을 기회로 일본 정부도 일본 전체 전자산업의 구조조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어서, 최종적인 구조조정 방안은 샤프의 재생 방안 등과 맞물려 복잡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도시바는 현재로서는 반도체의 플래시메모리와 원자력발전 등의 발전 설비를 수익의 두 기둥으로 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