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계가 이란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16일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에는 글로벌 기업이 몰려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중동총괄 산하 이란지점에서 근무할 경력사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삼성 채용 홈페이지(apply.samsung.co.kr)에 띄웠다. 모집직무는 물류관리(SCM) 분야로 근무지역은 테헤란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는 이란에서 시장 점유율이 70~80%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제 제재가 풀리면 이란인의 소비 여력이 늘면서 매출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수출해온 LG전자는 최근 이란 정부로부터 수도 테헤란 인근에 가전 조립공장 설립을 요청받고 초기 검토를 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지 요청을 받고 검토하고 있지만, 정치적 안정세가 계속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이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대우전자는 히잡 세탁기나 자물쇠 냉장고 등 현지 특화가전을 출시했던 경험을 살려 이란 현지 특화가전 개발에 나섰다. 동부대우전자는 자신의 물건에 남이 손대는 것을 싫어하는 중동인의 특성에 착안해 1998년 자물쇠 냉장고를 출시, 현재까지 150만대(누적판매 기준) 넘게 팔았다. 2014년에는 얇고 부드러운 히잡(머리에 쓰는 스카프)이 망가지지 않게 세탁할 수 있도록 ‘이슬라믹 린스’ 기능을 추가한 히잡 세탁기를 선보였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